11시간 강행군..이 前회장 창백한 모습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08.07.0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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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사건 6차 공판..이재용 신문 당시 집중하는 모습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삼성특검 관련 6차 공판은 1일 오후 1시30분 시작돼 밤 12시10분경까지 1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날 공판은 당초 삼성SDS 신주인수권부 사채(BW) 저가발행 혐의에 대한 피고인 신문 등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증인으로 채택되고 양형증인에 대한 별도의 신문이 진행되면서 늦어졌다.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등 피고인들은 삼성SDS BW의 발행이 긴급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계열사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그룹 구조조정본부는 단순히 실권분을 처리하는 것을 도와준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에서는 BW 발행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구조본의 지시 아래에 일사분란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피고인들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재용 전무는 이날 공판 시작 30분쯤 전에 법정에 나와 삼성그룹 임직원들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지켜봤다. 재판부는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한 증인 신문 전에 이재용 전무의 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무는 지난 1994년부터 자신 명의로 진행된 주식 매입과 매도 과정에 대해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관심을 가질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당시는 박사과정 중으로 학교공부를 따라가는데도 정신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재용 전무에 대한 증인 신문에 앞서 변호인단은 이건희 전 회장이 퇴정한 상태에서 증인 신문을 진행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아버지가 아들이 법정에서 추궁당하는 모습을 보는 심경을 이해해달라는 것.


그러나 정작 이 전 회장은 이재용 전무의 증언을 "듣겠다"고 했다. 오히려 아들의 증언을 빠뜨리지 않으려는 듯 증언 내내 이 전무의 얼굴에 시선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공판이 길어지면서 이건희 회장은 집중력이 다소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판 시작 무렵 이 전 회장은 변호인단과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고, 증거 서류가 실물 화상기를 통해 스크린에 비춰지자 유심히 지켜보는 등 다소 활기를 찾기도 했었다.

재판부에서도 2시간 간격으로 2~30분씩 휴정을 하며 이 전 회장의 건강을 배려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11시간에 걸친 공판을 마치며 "피고인 신문을 마치려 무리하게 공판을 진행한 감이 없지 않지만 양해를 당부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8일 오후 1시 30분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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