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회장은 재판부가 모든 계열사 중 특별히 중요한 회사는 어디냐는 질문에 삼성전자 (81,800원 0.00%)와 삼성생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삼성전자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였다.
이 전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제품 중 11개가 세계 1위다. 1위는 정말 어렵다. 아마 이런 회사를 만들라면 10, 20년 가지고도 안될 것"이라고 답하며 눈물을 흘렸다.
1990년대초반 미국 LA의 한 백화점 구석에 먼지 쌓인 삼성TV를 보며, 아시아의 싸구려 TV를 생산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질(質) 경영을 강조하며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이끌어냈다. 신경영 선언을 통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세계 1위 도전을 꿈을 키웠다.
이 전 회장이 취임한 후 지난 20년간 삼성의 매출(2006년 기준)은 8.9배인 152조원으로 늘었고, 세전이익은 52.6배 증가한 14조 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1987년 당시 1조원에서 지난해에는 140조원으로 140배 늘었다. 수출은 9억달러였던 것이 73.7배 늘어 지난해 663억달러를 기록했다. 그 사이 직원수는 16만명에서 25만명으로 약 60% 증가했다. 삼성의 브랜드가치는 당시 '안방 기업'에서 전세계 21위의 가치(169억달러)로 성장했고 그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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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고 이룬 삼성전자의 사원 신분까지 이날 버린 이 전 회장이 법정에 나와 가장 애착이 가는 기업에 대한 진술 과정에서 회한과 안타까움의 눈물이 흘러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또 선대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이어받아 세계 1위 제품을 지속적으로 키워 부국을 만들고자 했던 이 전 회장이 그동안의 성과를 묻어두고 가야 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의 분출이라는 해석도 있다.
특히 강한 카리스마의 이 회장이 자식과도 같은 삼성전자를 떠나 법정에 앉아 있는 현실 또한 스스로의 눈물샘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