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악재 UBS, 하반기 6% 폭락 신고식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7.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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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검찰, 미국인 비자금 정보 제공해라
-2분기 39억달러 손실..대규모 상각
-이사진 대대적 교체, 주가는 10년 최저..오늘도 6%↓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가 전방위 위기에 처했다. 실적이 연이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은행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신뢰성까지 흠집이 날 상황에 처했다. 경영실적은 회복될 조짐이 없다. 주가는 연일 폭락세다.



◇미검찰, 미국인 비자금 정보 제공해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검찰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국민의 세금 탈루 의혹과 관련, 스위스 UBS은행측에 자국민 계좌 정보를 요구했다. UBS의 미국인 고객 계좌정보 제출을 명령하는 내용을 담은 영장 발부를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에 신청한 것이다.

UBS에서 소매금융 담당자로 일했던 브래들리 버켄필드는 앞서 19일 비자금을 UBS 비밀계좌에 예치, 미국 부호들의 세금 탈루를 도왔다는 혐의를 유죄를 인정하며 사전형량조정을 신청했다. UBS 비밀 계좌에 200억달러에 이르는 미 부호들의 재산이 은닉돼있으며 UBS는 비밀 계좌 제공 댓가로 이들로부터 매년 2억달러를 받았다는 진술을 한 것이다.



이례적인 미검찰의 요구에 UBS가 어떤 대응을 할 지 주목된다. 고객 정보를 제공하면 스위스 은행의 철칙이었던 고객 비밀 보호 원칙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장사의 든든한 밑천인 신뢰가 깨지는 것이다. 미국인 정보를 제공할 경우 스위스 은행들이 탈세 창구라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 측면도 있다.

UBS는 계좌정보 요구와 관련, 스위스,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UBS는 하지만 협조는 스위스 국내법과 국제협력 한계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분명히 못박기도 했다.

◇2분기 실적도 악화 전망
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UBS가 2분기 실적에 대한 경고를 내놓을 것이라며 증권사 리포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드레스너 클라인워트증권(DK)은 UBS가 2분기 약 50억 스위스프랑(39억달러)의 순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55억 스위스프랑에 달하는 모기지 자산 관련 추가 상각 때문.


UBS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비롯한 투자 상각 규모는 이로써 430억달러에 달하게 된다. 이는 400억달러를 상각한 씨티를 넘어선다.

DK는 특히 2분기에는 UBS의 수익에 크게 기여했던 프라이빗 뱅킹(PB) 부문에서 많은 손실이 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UBS의 2분기 실적은 다음 달 12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사진 대대적 개편
UBS 주가는 하반기 첫날에도 6% 넘게 폭락하고 있다. 추가상각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10년래 최저가다. 주주들은 경영진을 교체하라고 주장해왔다. 마침내 UBS는 10월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UBS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10월 주총에서 스테판 헤링거, 롤프 메이어, 피터 스풀러, 로렌스 바인바흐 등 4명의 이사가 이사회에서 물러나는 대신 새로운 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물망에 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피아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세르지오 마르치오네가 수석 독립 경영자(senior independent director)의 자리에 오르게 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마키오네는 주주를 대표하는 UBS 이사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UBS는 내년 중반까지 약 5500명의 인원 구조조정을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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