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車 값, 미국보다 2배 비싸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7.0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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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소비자원, 11개 품목 국내외 가격차 조사 결과

- 수입차, 휘발유, 경유, 수입비타민 가격, 한국이 최고
- 수입 종합비타민 가격, 미국의 5배
- 휘발유, 경유, 밀가루, 세제도 주요국 중 가장 비싸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 자동차의 가격이 구매력지수(PPP) 기준으로 미국에서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종합비타민의 가격은 미국의 5배에 달했다.



소비자원이 1일 주요 생필품 11개 품목에 대해 우리나라와 선진 7개국(G7: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아시아 주요국가(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11개국의 12개 도시에서 PPP 기준으로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수입차와 휘발유, 경유, 밀가루, 세탁용 세제, 수입비타민의 가격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쌌다.

PPP는 국가별 물가수준을 고려해 가국의 통화 구매력을 같게 해주는 통화비율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PPP 기준으로 1달러(미화)는 749원에 해당한다.



조사 대상에는 밀가루, 식용유, 설탕, 세제, 수입차, 휘발유, 경유, 등유, 액화석유가스(LPG) 등 실생활과 밀접한 상품 또는 독과점 구조이고 국내외 가격차가 큰 자동차, 골프채(드라이브), 종합비타민 등의 품목이 포함됐다.

조사대상 도시는 서울,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파리, 도쿄, 밀라노, 토론토, 타이베이, 싱가포르, 베이징, 홍콩 등이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PPP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수입차의 가격은 미국보다는 123% 높았다. G7 전체 평균보다도 12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가격을 100(PPP 기준)으로 가정할 때 캐나다 51.4, 이탈리아 50.4, 미국 44.8, 프랑스 43.1, 독일 42.8, 일본 40.5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서의 가격은 국내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수입 종합비타민 가격의 경우 국내 판매가격이 미국내 가격보다 398% 높았다. G7 평균에 비해서는 70% 높았다. 우리나라가 100일 때 이탈리아 84.1, 영국 60.3, 캐나다 38.8, 미국 20.1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미국보다 128% 높았다. 국내 판매가격이 100일 때 프랑스 64.7, 영국 63.6, 일본과 이탈리아 51.3, 미국 43.8, 독일 42.9 등으로 조사됐다.

경유는 국내 가격이 미국보다 93% 높았다. 우리나라 경유 가격 100을 기준으로 영국 88.3, 독일 68.2, 프랑스 64.5, 미국 51.9, 일본 45.0 등으로 나타났다.

밀가루와 세제 가격은 국내 가격이 미국보다 각각 75%, 39% 높았다. 이밖에 등유, LPG, 식용유, 골프채의 가격은 우리나라가 조사 대상 가운데 2번째로 높았다. 설탕은 3번째로 비쌌다.

이 가운데 수입차 가격이 국내에서 특히 높은 것과 관련, 소비자원은 판매가격의 최대 50%에 이르는 과다한 유통마진과 국가별 세금 차이, 국가별 옵션 차이, 고가 자동차 선호 현상 등을 이유로 꼽았다.

세금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수입차에 관세와 개별소비세, 부가세 등 총 32.3%가 붙는 반면 미국은 2.5%, 일본은 5%, 캐나다는 6.1%, 영국은 27.5%만 붙었다. 홍콩은 아예 세금이 없었다.

수입 종합비타민은 병행수입 제한으로 수입구조가 독점화돼 있다는 점, 물류업체의 마진이 최고 70%에 이른다는 점 등이 국내에서 비싼 이유로 지목됐다.

휘발유가 비싼 것은 국가별 세제 차이와 정유사의 과점구조, 유통단계의 경쟁제한적 제도와 관행 등이 원인이라고 소비자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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