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前삼성회장 부자 나란히 법정에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7.0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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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회장 "건강 힘들다… (부자 출두)안좋다"

"(아들과 함께 법정에 서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은 1일 서울중앙지법에 출두, "아들과 함께 한 법정에 서게 됐는데 심경이 어떻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전 회장은 "아들에게 이번 사건의 도의적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건강이 안 좋다고 하는데 공판 참석하는 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는 "힘듭니다"라고 대꾸했다.



이 전 회장보다 15분여쯤 먼저 법원에 도착한 이재용 전무는 "아버지와 한 법정에 서게 됐는데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에 고개만 가볍게 숙였다 들었을 뿐, 대답이 없었다.

또 "계열사가 경제성이 없다고 실권한 CB를 왜 샀냐" "에버랜드 사건의 최대 수혜자인데 도의적 책임은 안 느끼냐" 등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도 정면만 응시한 채 묵묵부답이었다.



"국민들께 한 말씀 해달라"는 마지막 질문에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짧게 대답했을 뿐이다.

이재용 전무가 법원에 모습을 나타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아버지인 이 전 회장과 나란히 한 법정에 서는 것 또한 처음이다.

이 전무는 경영권 불법승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에 대한 6번째 재판에 이날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이 전무는 방청석에서 기다리다 재판 시작 후 증인석에 앉아 에버랜드와 삼성SDS 사채의 저가 발행 사건 등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인주 전 사장, 현명관 전 회장 등을 상대로도 비서실의 공모 등에 대해 피고인 심문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법정에는 최학래 전 한겨레신문 사장과 손병두 서강대 총장도 증인으로 나와 이 전 회장의 한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에 대해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교수는 이 회장의 위법성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법정에서는 또한 이 전 회장이 유죄로 인정받을 경우를 대비, 적정 형량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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