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4%대 중반"vs정부 "4%대 후반"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7.0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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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7%에서 4.6%로 내렸다. 사실상 '4%대 후반'의 성장률 전망을 접은 것이다. 국제유가 급등이 전망치 하향의 주된 이유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올해 '4%대 후반'의 성장률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한은은 1일 발표한 ‘2008년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7%에서 4.6%로 0.1%포인트 낮췄다.



한은은 이번 전망에서 올해 평균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81달러에서 115달러로 높여 추정했다. 이를 토대로 경상수지 적자 예상치도 종전 30억달러에서 90억달러로 늘렸다. 성장률 부진에 따라 신규 일자리 전망치도 30만명에서 18만명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대폭 높아졌다. 한은은 당초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3%로 예상했으나 이번에 4.8%로 올렸다.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까운 상황을 예상한 셈이다.



다만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물가는 5%를 넘는 상황이고 성장은 4% 안쪽으로 들어온 상황이기 때문에 고(高)물가-저(低)성장 상황은 맞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이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4.6%는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제시한 예상치보다 다소 보수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과 삼성경제연구소의 전망치는 각각 4.9%와 4.7%. LG경제연구원의 전망치는 4.6%로 한은과 같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도 4.8%로 한은보다 높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는 4.3%, 4.1%로 한은보다 더 낮다. 해외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2일 발표할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종전 '6% 내외'에서 '5% 내외'로 하향조정할 계획이다. 숫자만 '5'자를 붙였지 사실상 '4%대 후반'을 예상하고 있다. 4.6%로 4%대 중반을 예상한 한은보다 정부의 전망치는 다소 높은 셈이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약 7조원의 세금환급으로 0.2%포인트, 5조원의 공기업 건설투자 확대를 통해 0.1%포인트, 4조9000억원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으로 0.1%포인트 등 재정확대 정책으로 올해 총 0.4%포인트의 성장률 제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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