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개인투자자의 변심?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7.0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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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2800억원 '팔자' 이어 2일째 순매도

개인투자자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상반기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2822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하반기 첫날인 7월 1일에도 오전 11시20분 현재 202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2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2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증시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 하지만 시기가 묘하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고, 하반기 각종 경제지표에 빨간 불이 켜진 시점에 개인들마저 매도세를 가속화하면 증시가 '고난의 행군'을 걸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달 1조8224억원을 순매수했다. 올들어 월간 단위로는 최대 규모의 매수 우위였다. 코스피지수가 1850선에서 1674선으로 9.56% 거꾸러지는 상황에서도 저가매수를 노리고 증시에 적극 참여했다.



외국인이 4조7895억원을 순매도하고, 투신이 4246억원만 순매수하는 등 눈치를 보는 가운데서도 향후 반등을 노리고 매수에 팔을 걷어부친 셈이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달여만에 1700선 이하로 떨어진 지난달 27일 장이 끝나고, 30일 장이 열리면서 매도세로 태도를 바꿨다. 이후 하반기 첫날 장이 시작된 1일에도 매도 공세를 지속하고 있는 대목은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개인은 지난달 올들어 가장 많은 자금을 증시에 쏟아부었지만 별다른 재미를 못봤다.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한 상위 종목 20개 가운데 플러스를 낸 종목은 전무했다.


5875억원을 순매수한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는 지난달 15.65%의 손실을 냈다. 2번째로 많이 사들인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3609억원)도 수익률이 -13.85%였다. LG전자 (110,100원 ▲600 +0.55%)(2817억원)(-17.13%)와 STX팬오션 (3,540원 ▲10 +0.28%)(-21.25%)도 코스피지수 대비 7.6%와 11.7%를 밑돌았다.

개인이 순매수한 종목 20개 중 코스피지수 하락률을 웃돈 종목은 신한지주(894억원ㆍ-8.16%)와 SK에너지(536억원ㆍ-8.98%)의 2종목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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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들 종목은 외국인과 기관이 대량 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종목을 받긴 했지만 손실이 깊어 마음만 상한 꼴이다.



고객예탁금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9조2531억5000만원이다. 지난달 11일 10조4007억원을 정점으로 내림세다.

예탁금은 증시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던 지난해 7월 중순 15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로 내리막을 걸었지만 올해 3월 이후 반등기를 맞으며 5월 19일 11조4000억원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불과 1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2조1000억원이 급감한 것이다.

증시로 투입될 개인들의 예비자금이 추가로 채워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개인들의 최근 태도변화는 향후 증시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최근 증시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 속에 기관의 프로그램 순매수와 개인 매수세로 간신히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수급의 주요주체인 개인의 이탈은 조정장을 더욱 짓누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개인의 심경 변화는 향후 상승반전을 낙관하기 힘들 정도로 지친데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한발짝 물러 서서 장세를 바라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인의 증시 이탈 조짐은 안개속같은 현재 글로벌시장을 투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본전생각 때문에 증시에서 급격히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관망하는 자세로 가닥을 잡은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개인이 모든 것을 털고 나갈 때가 증시의 진정한 바닥"이라며 "아직 그같은 조짐이 본격화한 것 같지는 않지만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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