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부동산 투자전문회사로 불러주세요"

더벨 전병윤 기자 2008.07.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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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Maker]부동산 '정보-개발-투자-관리' 원스톱 체제 구축

이 기사는 07월01일(15:0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하면 '주식'이 먼저 떠오른다. 1998년 미래에셋캐피탈을 시작으로 10년만에 자본금을 225배로 늘린 신화의 원동력은 단연 주식 투자였다.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은 회사 설립 초기 '다음커뮤니케이션'에 24억원을 투자해 1000억원을 벌었다. 이를 종잣돈 삼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세우고 국내 첫 뮤추얼펀드인 '박현주펀드 시리즈'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까지도 '미래에셋=주식투자'란 등식이 성립하고 있다.

최근들어 미래에셋그룹의 축이 부동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미국을 비롯, 중국과 인도 등의 '랜드마크 빌딩'을 연이어 사들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형 빌딩이 매물로 나오면 경쟁입찰에서 대부분 딜(Deal)을 따내고 있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노른자에 있는 빌딩을 미래에셋이 싹쓸이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

최근에 인수한 역삼동 한솔빌딩은 대표적인 사례. 4000억원을 육박하는 인수가격 부담에 경쟁사들이 손사래를 쳤으나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3.3㎡(평당) 2270만원, 총 43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적어내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인수전에 참여한 국민연금마저 따돌렸다. 빌딩의 적정 가치를 보는 눈과 자금확보력에서 맵스자산운용이 앞섰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은 도심재개발 사업에도 오래전부터 눈독을 들여 을지로2가와 중구 저동 등 신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부동산펀드는 고객 자산을 불리는 주식·채권펀드와 달리 미래에셋의 자본금을 투자하는 자기자본투자(PI) 성격을 띤다. 그룹내에서 부동산투자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원인 중 하나다.

올초 미래에셋증권은 맵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를 통해 여의도에 들어설 초고층 오피스빌딩 '파크원'을 9000억원에 매입했다.



미래에셋이 부동산 시장에서 두각을 보인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부분 금융회사들이 아파트 건설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만 집중할 때 미래에셋은 실물 오피스빌딩을 투자하는데 주력했다. 그 '노하우'가 제대로된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이 한파를 겪는 반면 사무용빌딩 가격은 치솟고 있다. 미래에셋의 판단이 어느 정도 적중했음을 엿볼 수 있다.

최근엔 한걸음 더 나가고 있다. 부동산투자 '원스톱' 체제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 미래에셋은 올해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를 인수하면서 초기 정보 수집력을 강화했다. 부동산114는 오피스빌딩 정보 서비스업체인 'R2코리아'라는 자회사를 갖고 있다. 주거용과 사무용 부동산의 방대한 정보망을 구축한 셈이다.



지난 97년에 설립한 부동산임대 및 관리회사인 케이알아이에이를 비롯, 지난달 부동산 개발회사인 미래에셋디앤아이를 설립했다. 미래에셋생명보험과 미래에셋증권의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에 나설 태세다.

이로써 미래에셋은 건설사를 빼고 부동산정보, 개발, 투자, 관리까지 아우르는 진용을 갖추게 됐다. 미래에셋의 부동산투자 경쟁력에 날개를 단 격이다.

동종업계는 미래에셋의 이같은 행보에 부러운 시선을 감추지 않는다. 한 부동산 펀드매니저는 "맨파워만 보면 자신있지만 조직의 지원이나 정보력, 자금력에서 미래에셋과 갈수록 차이가 벌어져 경쟁에서 밀리기 있다"며 "멍석이 깔린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전했다.



미래에셋 "부동산 투자전문회사로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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