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중국 스웨터 안 팔려요"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7.0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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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 스웨터도시 中 홍허, 공장 잇따라 문 닫아
- 비용증가, 위안화강세로 中 수출업체 위기
- 저비용, 단순제품 수출비중 높은게 문제


상하이에서 차로 90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도시 '홍허'. 홍허는 중국에서 스웨터로 유명한 도시다. 하지만 최근 공장들이 하나둘 문을 닫으면서 '스웨터 타운'의 명성은 무너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용 증가로 중국 수출업체들이 위기에 직면했다"며 중국 홍허의 한 스웨터 생산업체를 소개했다.

월마트에 스웨터를 납품하는 지아싱 이상메이 패션은 홍허에 있는 거대 수출업체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월마트를 비롯한 미국 매출 비중이 20%를 차지한다.



하지만 월마트에서 수입 규모를 계속 줄여오면서 최근 공장내 기계 12대가 놀고 있다. 이 회사의 야오 허롱 대표는 "스웨터 산업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허의 10만 주민의 절반 이상이 100개의 스웨터 공장과 8000개 판매점에서 일할 정도로 홍허는 스웨터로 먹고 사는 도시다. 연간 생산량이 2억벌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홍허의 스웨터 생산업체들이 연 6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 많은 공장과 가게들이 도산 위기에 있다. 아직 문닫지 않은 공장들도 비용 절감을 위해 일부 기계를 돌리지 않고 있다. 다른 도시에서 온 노동자들은 하나둘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홍허의 스웨터 생산업체들은 "원재료와 연료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이 크게 줄었다"며 "최근 위안화 강세로 미국과 같은 중요한 시장에서 중국산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경쟁력도 떨어졌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 상업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산 가격은 전년대비 4.6% 올랐다.

해외 수입업체들도 싼 값에 중국산을 사용해온 데다 최근 자국의 경제 둔화 때문에 '비싸진' 중국산을 외면하고 있다.

특히 싼 가격으로 승부를 걸어온 장난감, 생활용품, 신발, 의류 회사들의 경영난은 더 심각하다. 전 세계 넥타이의 3분의 1을 생산하는 상하이 인근 셩저우는 물론 장난감 신발 생산업체들이 모여있는 광둥성의 둥관에서도 문 닫는 공장이 늘었다.

중국 정부의 정책도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노동자 보호 정책 때문에 기업하기 더 힘들다"며 "비자 정책도 까다로워져 외국 바이어들이 중국 공장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WSJ는 "저비용은 중국이 독일에 이어 세계 2위 수출국으로 부상하는 데 기여한 주요 엔진이었다"며 "규모가 커진 중국 제조업체들은 이제 원자재 및 노동비용 상승, 위안화 강세로 성장이 멎은 상태"라고 전했다.

홍콩 마케팅 매니지먼트 그룹의 피터 셰이 컨설턴트는 "올해는 모든게 바뀌고 있다"며 "처음으로 (중국산의)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이 그 동안 저비용, 단순 제품으로 수출을 부양하는 데 너무 의존해왔다"고 지적했다.

중국사회과학연구원의 위 용딩 연구원은 "높은 수출 의존도는 중국 경제에 좋지 않다"며 "미국과 일본의 수출비중은 국내생산량의 20%정도가 적당한데 현재는 75%에 이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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