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여름 바닥 아직 멀어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7.0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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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말 순매수가 윈도드레싱이었다면 후유증 우려

다우와 S&P500 지수가 사흘만에 소폭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사흘 연속 연저점을 경신한 뒤 1만1300선을 회복했다. 다우유틸리티지수는 2.73% 급등했고 다우운송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나스닥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3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모기지 손실 확대로 은행 부실화가 배당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되면서 미 금융주는 약세를 모면하지 못하고 있다.



씨티(-2.84%), 메릴린치(-3.02%), JP모간(-2.11%), 뱅크오브어메리카(-2.93%), 와초비아(-4.25%), AIG(-4.65%), 리먼브러더스(-10.96%) 등 금융주가 연일 연저점을 새로 쓰고 있다.

국제유가(WTI)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는 소식에 장중 한때 143.67달러까지 상승, 사흘 연속 사상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갔으나 장후반 들어 하락반전했다.
CRB상품지수도 사흘째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105엔선을 위협하기도 했던 엔/달러 환율은 106엔선을 회복했다.



월말 장에서 상황이 악화되지 않은 것이 장세 반전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반기말인 6월말 윈도드레싱 영향에 의한 것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다.

유로존 13개국의 6월 물가상승률은 4.0%로 5월보다 0.3%p 상승하며 1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오는 3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발판이 마련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설사 ECB가 금리를 인상해도 대선을 앞두고 미연준(FRB)이 금리 동결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에너지 및 식품 가격 앙등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외면한 채 계속해서 근원(Core) 물가상승률만 거론할 여유가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이날 코스피증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외국인의 지수선물 순매수와 프로그램 순매수 지속 여부다.
외국인은 16일 연속 주식현물 순매도 행진 속에서도 사흘내리 지수선물 순매수에 나서면서 쿼드러플위칭데이 이후 누적 선물 포지션을 순매수(+997계약)로 돌려 놓았다.

외인의 선물 순매수 공세로 장중 평균 베이시스가 2.08까지 치솟았고 프로그램 순매수도 5000억원을 넘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6조5000억원을 넘어섰는데 과연 지난 이틀간에 걸친 대규모 프로그램 순매수가 반기말 윈도드레싱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주가 바닥확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일인지에 따라 향후 코스피시장 판세가 좌우될 수 있다.

그러나 대공황 이후 최악이었다는 6월을 보내고 7월을 맞은 첫날 장세가 호전된다고 해서 낙관할 일은 아니다.
ECB 금리인상 여부는 물론 미국 6월 고용지표가 6개월 연속 고용감소로 확인될 경우 2분기 실적에 대한 경계심리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

오는 8일 알코아를 필두로 미국의 2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되고, 코스피증시도 9일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는데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의 어닝 컨센서스가 하향되고 있어 지난 1분기처럼 서프라이즈가 되풀이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의 미국 금융업종 침체에 비추어 메릴린치(17일), 씨티(18일), BOA(21일), JP모간(22일)의 실적을 확인하기 전까지 섣부른 저가매수세가 등장하기 어렵다고 본다면 앞으로도 상당기간 증시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휴가시즌으로 돌입하고 있는 점도 증시 탄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분기 실적이 모두 나온 뒤 8월5일 미 공개시장회의(FOMC)와 다음 ECB 정책결정회의(8월7일)까지 어지간한 데이타를 모두 확인하고 9월1일 노동절 연휴를 마친 뒤에서야 반전 여부가 결정된다면 여름 침체장의 바닥은 아직 예단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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