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4년전에 등장한 3차 오일쇼크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6.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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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초 국제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섰다. 연초보다 20달러가 올랐다고 난리가 났다. '3차 오일쇼크' 우려가 신문과 방송을 탔다. 그로부터 4년 가까이 지난 2008년6월 후반 3차 오일쇼크라는 말이 거의 하루도 빠지없이 지면에 등장했다. 유가는 그때보다 100달러 가까이 올랐다.

(3차 오일 쇼크는 이미 4년전에 온 것일까 아니면 계속 쇼크를 향해 가고 있는가.)
[뉴욕전망]4년전에 등장한 3차 오일쇼크


지난주 140달러를 넘어 142.99달러까지 오른 것. 전문가들의 전망치는 이미 200달러에 바짝 근접해있다. 러시아 천연가스 독점회사인 가즈프롬 회장은 250달러를, 골드만삭스는 200달러를,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은 170달러를 얘기했다. 물론 시기는 다르지만 유가 랠리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유가의 눈높이를 올리는 변수, 이른바 악재는 넘쳐난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공급 차질, 중국의 고성장과 석유수요 급증, 한정적인 매장량, 중동국가들의 석유 소비 증가 등 많고 많다.

성격이 다르지만 약달러와 투기세력의 베팅 등 금융시장 변수도 언제나 악재로 꼽힌다.



최근 가세한 악재는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설, 유럽중앙은행(ECB)의 이번주 금리인상 전망 등이다. 새로운 악재지만 그 무게는 전혀 가볍지 않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이란은 중동 석유 수출통로인 호루무즈해협을 봉쇄한다는 대응책을 이미 내놓았다.

이스라엘이 공격을 못할 것이라는 이란의 주장과 달리 공격이 있다면 원유시장은 150이 문제가 아니라 200달러까지 내달릴 수 있는 악재다.

ECB의 금리인상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악재는 아니지만 금리인상시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한단계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할 수 밖에 없다.


ECB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연준(FRB)의 금리인상이 조기에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달러 약세는 보다 고착화될 수 있다. 특히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없는 처지라는 현실이 증명된다면 달러가 언제까지 떨어질 지 장담할 수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은 대부분 달러에 대한 페그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란, 베네주엘라 등 일부 산유국이 페그제를 없애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아직은 달러화를 버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제시장에서 원유는 달러로 거래된다. 산유국들은 달러로 유가를 판다. 그래서 차킵 켈릴 OPEC 의장은 유가 급등의 원인이 약달러에 있다며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유가가 급등했다고 하지만 달러화의 급락을 감안할 때 자신들이 얻는 이익은 반감된다는 변명이 읽힌다.

유로화가 필요한 산유국들은 달러를 팔고 대신 유로를 산다. 달러화가 하락압력을 더 받게되는 것이다. 떨어지는 달러화를 살 바보는 없다. 금융기관, 펀드들이 달러나 미국채를 사지 않고 금, 석유를 사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유가 상승압력이 커진다. 약달러는 동시에 수입제품 가격을 올려 미국의 인플레 압력을 가중시킨다. 곧 금융시장이 불안해진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어렵다. 달러화는 또 떨어진다. 악순환이다.

악순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약세장에 진입한 증시는 반전이 어렵다. 불안한 중동 기류는 내내 걸린다. 누군가 그랬다. "책에서 보았는데 이란은 이라크와 판이 다르다"고. 살얼음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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