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前회장, 건강 어떻기에?

오동희 기자, 정영일 기자, 최은미 기자 2008.06.30 16:49
글자크기

림프종수술 후유증, 폐수종 증상에 저혈당까지 겹쳐

지난 6월 13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 대법정. 13년만에 법정에 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재판 도중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사탕을 먹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이같은 모습은 지난 27일 5차 공판에 이르기까지 계속됐다. 평소 건강이 좋지 않은 67세의 노년인 점을 감안해도 좀 이상하다고 여겨졌다.

알고보니 이 회장이 두 가지 건강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 측 변호인단은 지난 27일 공판에서 "이 회장은 현재 폐수종 증세가 있다"고 밝혔다. 폐수종 증상은 고열을 수반하고 심한 피로감을 수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이 회장이 폐수종 증세로 입원 중에 법원에 나왔다"며 "가능한 휴정을 자주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 24일 재판이 끝난 후 서울 일원동 삼성병원에 입원한 치료를 받은 후 27일 재판에 출석하는 등 사흘간 병치료를 받았다.

삼성그룹 측은 이와관련, 이 회장은 지난 1999년 폐의 림프종수종 수술을 받은 후 폐 기능에 문제가 발생, 폐에 물이 차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 왔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폐기능의 약화로 작은 감기에도 심한 병치레를 하는 상황으로 지난해 11월 선대 이병철 회장의 20주기 추도식 때도 심한 감기로 인해 참석하지 못하는 등 체력이 약해진 상태다.

이 회장이 겪고 있는 또 하나의 증상은 저혈당이다. 변호인단은 지난 18일 2차 공판에서는 이 회장이 저혈당 증세를 겪고 있다며 공판 과정에서 당분이나 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진단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1차 공판에서는 공판 도중 사탕을 먹기도 했다.

이 회장은 최근 일주일에 2차례, 한차례당 7~8시간 동안 진행되는 공판에 피의자 신분으로 매번 출석하고 있다.


이계영 건국대 호흡기 내과 교수는 "폐수종은 폐에 물이 차서 붓는 것으로 심할 경우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최재경 건국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저혈당의 경우 몸 속 혈당이 정상인보다 적은 것으로 저혈당인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빨리 피곤해하고 졸음을 참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법원에 출두하거나 퇴정하는 경우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진 않고 있고 또 지난 2차 공판이 끝나고 건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까딱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