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에 열중하는 청와대 2기 참모진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6.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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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길 실장, 맹형규 수석.. YS 찾아 국정운영 의견 청취
- 박병원 수석.. 태안 찾아 농어민 민생탐방
- 정진곤 수석, 뒤늦게 임명장 받아..청와대 2기 본격 출범

전직 대통령, 종교계, 농ㆍ어민... 청와대 2기 참모진이 각계 각층 국민과의 '소통'에 열중하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가급적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겠다"던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중심으로 각 수석들이 현장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가 "용인의 한계를 넘었다"며, 과격 폭력집회에 대한 강경대응 방침을 고수하는 것과는 별도로 민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얼리버드(early bird)'로 일은 열심히 했지만 청와대에 갇혀 민심을 몰랐다는 평가를 받았던 1기 참모진과의 차별화로 해석된다.

정 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은 30일 취임 인사차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찾았다. 정 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안부를 전하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가 최근 극렬, 폭력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김 전 대통령의 의견을 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은 국가기강, 질서를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한 책무"라며 "현재처럼 무법천지, 무정부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책임을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임기를 '그만두라'는 게 말이 되느냐. (시위대의)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정부의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권위가 제일 중요한 힘인 만큼 법률 이전에 대통령이 권위로 다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실장은 다음달에 김대중,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 국정현안에 대한 조언을 받을 예정이다. 종교계와의 접촉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5일 불교 조계종 총무원을 찾았던 정 실장은 이날 원불교와 민족종교협의회를 방문한데 이어 조만간 개신교, 천주교, 유교 등도 찾아 종교계 원로들의 자문을 구할 예정이다.

2기 참모진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상황을 고려해 민생탐방에도 나서고 있다. 경제 컨트롤타워의 막중한 책임을 떠맡은 박병원 경제수석은 지난 28일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충남 태안군을 찾아 한우농가, 백합꽃 시험장, 굴양식장 철거현장 등을 둘러보고 농어민과 간담회도 가졌다.


박 수석은 “어려운 민생현장을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여러 분야 중 농어촌이 많이 어렵고, 그 중에서도 원유 유출사고를 당한 태안이 힘들 것이라고 판단해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통합은 물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시장경제’가 되기 위해서는 ‘성장의 그늘’ 부문에 대한 배려가 우선시 돼야 한다”며 앞으로도 수시로 소외된 지역과 계층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논문 표절’ 의혹을 받아온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과 박형준 홍보기획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함으로써 2기 인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국정운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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