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구릉지 패키지 개발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8.07.0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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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르네상스<중> 역세권 르네상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살고 있는 신지영(33·가명)씨는 2015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015년이면 서울의 대표 낙후지역으로 꼽혔던 동네가 친환경 주거단지와 편리한 상업시설을 갖춘 곳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동대문구 이문·휘경동 일대는 한국외대·경희대 등 주요 대학이 있는데다 지하철 1호선·중앙선 등이 지나는 더블역세권이지만 노후된 주택, 부족한 기반시설 등으로 관심받지 못했던 지역이다. 지난 2006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개발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개발사업은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역세권+구릉지 패키지 개발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문·휘경뉴타운의 재정비촉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전격 통과했다. 국내 최초로 구릉지(이문3-2구역)와 역세권(이문3-1구역)을 하나의 단지로 묶는 '결합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문·휘경뉴타운은 3차 뉴타운 가운데 지구 지정은 가장 늦었지만 개발계획 최종승인(계획결정고시)은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에 이어 2번째로 빨리 받았다.



서울에서 결합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시가 사업성이 떨어지는 구릉지와 역세권을 하나의 사업 단위로 묶어 통합 개발하는 곳에 용적률 인센티브, 임대주택건립비율 완화, 기반시설 설치비용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릉지·역세권 결합개발 첫 사례인 이문 휘경뉴타운내 천정산 주변 구릉지는 저층·저밀(용적률 90%)의 친환경주거지로, 기존 역세권은 고층·고밀(용적률 255.8%)의 주상복합단지·상업시설 등으로 개발된다.
↑이문·휘경뉴타운 조감도↑이문·휘경뉴타운 조감도
결합개발 방식이 도입되면서 그동안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재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구릉지는 개발이 가능해졌다. 용적률 규제에 가로막혔던 역세권 개발사업은 인센티브를 받아 건물을 높게 지을 수 있게 됐다. 용적률 인센티브로 얻는 분양수익은 함께 나눠 갖는다.

그동안 개발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구릉지 주민의 불만을 해소하는 동시에 토지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구릉지와 역세권 결합개발 지역은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등 절차가 하나로 통합된다. 구릉지 주민과 역세권 주민이 원할 경우 상대지역의 아파트를 분양받는 교차 관리처분도 가능하다. 건축계획 수립과 준공후 공동주택 관리는 구역별로 할 수 있다.

↑이문·휘경뉴타운 위치도↑이문·휘경뉴타운 위치도
용산구 한남동 일대도 결합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역세권인 한남2구역은 임대아파트 중심의 고층 중심단지로, 구릉지인 한남6구역은 낮은 층의 아파트와 테라스가 있는 연립주택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종로구 이화동 9번지 일대 구릉지 낡은 주택들도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중·저층 주거지역으로 개발된다. 이곳에는 계단형 단독·연립주택이 들어선다.

시 관계자는 "결합개발은 언덕 위까지 고층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서는 흉물스런 재개발을 막기 위한 대안 개발 방식"이라며 "구릉지와 역세권 모두 사업성이 좋아지는 윈윈 전략인 만큼 앞으로 결합개발 방식을 적용하는 지역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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