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 IT주 매도공격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6.30 11:35
글자크기

시가총액 상위종목 혼조세

6월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두드러진 반응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굴욕'이다. 특히 전기전자와 자동차는 시장수익률을 상당 수준 밑도는 성적을 내면서 고개를 숙였다.

특히 외국인들은 전기전자 대형주에 대한 집중 매도를 통해 코스피지수의 약세를 주도했다.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우호적으로 뒷받침되고, 하반기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는 시선이 많지만 전기전자 대형주에 대한 매도를 강화한 것이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850선에서 1680선으로 고꾸라진 6월(1일~27일 기준) 들어 외국인들은 전기전자에 대해 미련없는 매도 행진을 벌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10개 가운데 전기전자는 삼성전자 (62,800원 ▼200 -0.32%)LG전자 (111,200원 ▲1,100 +1.00%), LG디스플레이 (11,210원 ▼290 -2.52%)의 3개가 포진해있다.



외국인들은 이들 3개 대형 전기전자 종목을 1조6400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의 전체 순매도액 4조5867억원의 35.8%에 해당한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6월 들어 8816억7100만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들이 6월 들어 순매도한 금액 가운데 19.2%를 차지한다.

외인들의 매도 공세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109조1500억원에서 94조7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한달 새 14조4500억원이 허공에 날아간 셈이다.


외국인들의 매도 공백은 기관과 개인이 떠안았다. 기관은 1995억600만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5826억800만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 공세 속에서 기관은 소극적 태도를 보였지만 개인들이 적극 저가매수에 나선 것이다.

주가 하락률도 코스피지수에 비해 큰 폭으로 낮다. 6월 삼성전자의 주가하락률은 13.2%.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이 9.1%임을 감안하면 4.1%포인트 밑돈 셈이다.



LG전자도 외국인들의 '폭격 대상'이 됐다. 외국인들은 6월에 LG전자를 4230억1200만원 순매도했다. 전체 외국인 6월 순매도액의 9.2%에 달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기관은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쳤다. 654억7100만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역시 쏟아지는 외국인들의 물량을 소화해 낸 것은 개인들. 2986억2400만원을 순매수하면서 기관에 비해 4.5배 이상을 사들였다.

LG디스플레이 (11,210원 ▼290 -2.52%)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 순매도를 벌였다. 외국인은 3344억원, 기관은 41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3698억원을 순매수하면서 물량을 받아냈다.



주목할 대목은 외국인들은 경기방어적인 성격을 지닌 종목은 사들였다는 점이다.

한국전력 (20,100원 ▼1,850 -8.43%)SK텔레콤 (57,600원 ▲100 +0.17%)은 각각 732억원과 21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은 6월 주가하락률이 7.2%와 6.1%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 하락률 0.1%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의포인트]외인 IT주 매도공격


외국인들이 전기전자에 대해 매도 공세를 펼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현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팔기 쉬웠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금 확보 차원에서 '팔면 팔리는 종목'들에 대한 매도를 강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총 상위의 전기전자 대형주는 원/달러 환율 수혜 등 요인으로 하반기에도 실적 전망이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대량 매도를 통해 현금화에 주력한 이유는 무얼까.

민 연구원은 이에 대해 "글로벌 경기에 대한 확신이 없어지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이들 종목들도 실적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많이 팔아치운 만큼 주식시장이 회복되면 외국인들은 전기전자 대형주에 매수세를 먼저 펼칠 가능성도 높다.



민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될 경우 가장 매력적인 이들 종목이 먼저 매집대상이 될 공산은 충분하다"며 "다만 현재 글로벌 분위기로는 외국인 매수세 배개는 시일이 상당기간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