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금리인상 두려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6.3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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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 상승도 이젠 毒…1620p 마지노선

다우지수가 또 1% 가까이 하락하며 이틀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개인 소득과 소비가 개선됐지만 6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가 56.4를 기록하며 28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졌다.
국제유가(WTI)는 배럴당 140달러대로 안착했고 CRB상품지수와 옥수수 가격도 이틀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이미 경기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경기가 과열되는 시점에서는 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해 일정부분 경기 둔화를 감수하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향후 경기를 위해 바람직하지만, 지금처럼 신용위기 여진이 남아있는 시기에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소비가 급격히 냉각될 뿐만 아니라 투자 역시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 글로벌 대형 은행뿐 아니라 중소형 금융업체까지 위기설에 휘말리고 있고, 부실 채권 범위도 부동산관련 대출에서 자동차, 신용카드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어 금리인상이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개장전] 금리인상 두려움


하지만 이달 들어 상당수의 이머징 국가들이 이미 금리인상에 나섰다. 이제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상에 동참할 경우 선진국의 첫 금리인상 사례로 기록되게 된다.



지난해 6월 4.0%로 0.25%p의 금리를 인상한 뒤 12개월째 금리를 동결한 ECB가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미국까지 금리인상 압력을 받게 되며 전세계가 본격적인 긴축기조에 진입하는 시그널이 된다.

ECB의 금리인상으로 미국과 유럽간 금리스프레드가 확대돼 미달러 약세가 재개된다면 미국이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지 못하고 유럽과 같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해야만 하는 국면에 처할 수 있다.

미국이 닷컴버블 이후 1%까지 낮췄던 금리를 5.25%까지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증시 회복이 전제됐던 것이었지만 이제는 주가 하락 단계에서조차 인플레를 잡고자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코너에 몰리는 것이다.


이는 경기와 물가라는 두마리 토끼 중에서 경기를 포기하는 선언이 될 수 있는 반면 현재와 같은 물가 앙등 국면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물가를 제어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장 우려는 더욱 확대재생산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지난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반복적인 달러매도 개입에도 불구하고 1050원선을 재차 위협하기 시작했다.
환율 상승이 1분기처럼 수출기업에게 환율 혜택의 선물을 가져다주는 변수로 작용하면 다행이겠지만 글로벌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가 수출영업환경 자체를 훼손시킬 수 있는 상태에서의 환율상승은 물가상승 압력만 고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지난번처럼 반가운 변수만은 되지 않을 것이다.



올해 코스피지수 최고치를 2300까지 제시하며 가장 낙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던 하나대투증권은 향후 3개월 지수전망을 1620∼1950p, 하반기 지수전망도 1620∼2170으로 하향조정했다.

여전히 4분기 강세장 도래 전망을 고수하고 있는데 주가가 1620p 밑으로 떨어질 경우 또 한번 기관 전망을 바꿔야 하는 곤혹스러운 입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증시 환경이 생각보다 악화되자 PER(주가수익배율), PBR(주가순자산배율) 등 밸류에이션에 따른 저가매수 주장에 회의를 품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부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증시의 독자적인 저평가 주장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면서 "저가매수는 유가와 해외증시의 안정을 먼저 확인한 이후로 미루는 방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현 시점에서의 대응법으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에서 벗어나 있는 종목, 또는 기관 매수가 외국인 매도를 압도하는 종목 △실적발표 시즌에 들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2분기 실적이 크게 호전되는 종목 △인플레이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종목이 현 장세의 대안이라고 밝혔다.

오현석 연구원은 "KT&G (106,000원 ▼1,100 -1.03%), 효성 (50,800원 ▼1,400 -2.68%), 세아베스틸 (20,050원 ▼50 -0.25%), LG마이크론 (0원 %), CJ제일제당 (312,000원 ▲1,500 +0.48%), SK에너지 (111,700원 ▲700 +0.63%), LIG손해보험 (32,800원 ▲50 +0.1%)이 여기에 해당하는 종목"으로 꼽았다.



코스피지수가 차기 지지선으로 제시하고 있는 1650선 전후로 밀린다면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하며, 종목 슬림화는 기술적 반등이 나온 이후 고민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직까지 1600선 붕괴를 전망하는 증권사는 한 곳도 없다. 글로벌 금리인상 공포가 그 정도에서 그치고 주가 반등이 시작될 것인지 확인하기까지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G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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