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株찾사]작전주 '몰빵'의 쓴맛을 본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08.06.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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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찾는 사람들] (5) 최패션(가명) 씨의 주식투자 첫경험

편집자주 주식시장이 성숙하면서 원칙에 충실한 건강한 투자로 주식에서 미래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건전한 주식투자문화를 이끌어가는 우량 투자자들을 만나 이들의 스토리를 '주식을 찾는 사람들'로 정기 연재합니다.

"시황은 잘 보더라구요. 그런데 강연에 모인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개별주 종목 찍어주고, '몰빵' 하라고 하는 거에요. 지금 생각하면 매도시기였는데.. 작전주였던 거죠."

25년간 패션업체를 경영해온 최패션 씨(가명·51)는 처음 시작했던 주식투자에서 4000만 원의 손실을 봤던 쓰라린 경험을 이같이 말했다.



늦었지만 경영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었던 최 씨는 지난 해 기업분석, 재무제표, 회계 등을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루는 친구와 함께 여의도에서 개최된 투자설명회에 참석했는데, 강사의 시황 설명이 청산유수였다. 글로벌 경제의 10년 전과 후의 데이터를 설명하는데 그 사람이 하는 말은 다 믿어도 될 것만 같았다. 그런 강사가 한 종목을 찍어주고 이 종목에 집중 투자하면 대박 날 거라고 하니 철썩 같이 믿고 첫 배팅을 시원하게 날렸던 것이다.



"강사가 작전주에 몰빵하라고 할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한 달도 안돼서 4000만 원이나 손실 봤죠. 그 뒤로는 주식투자 안했어요. 그래도 전 나은 편이었죠. 그 종목에 진짜 20억 원, 30억 원을 몰빵했던 사람들도 많았으니까요."

경영인이었던 최 씨가 의심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투자한 회사 오너가 대기업 출신의 성공한 벤처기업가였고, 통합민주당 비례대표에도 당선됐기 때문이다. 후에 그 비례대표는 비리대표로 구속됐고, 종목을 추천했던 강사의 사이트는 폐쇄됐다.

그 뒤로 최 씨는 직접투자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식 공부는 더 열심히 했다.


“다행히 펀드는 지난해 최소 66%에서 최대 110%까지 수익률을 거뒀어요. 그런데 펀드투자도 주식을 알아야 수익률을 높일수 있겠더라구요. 최근에 펀드로 손실을 본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전 다행히 지난해 말 공부하면서 환매해야겠다는 판단이 들어 모두 환매했고 올해에도 코덱스 삼성그룹에 투자해서 M사 디스커버리 펀드보다 좋은 수익률을 얻었어요.”

방송과 책을 통해 공부하던 최 씨는 이제 새빛증권아카데미에서 직접 강의를 들으며 증시를 전망하는 수준에 까지 올라왔다. 그 재미는 친한 친구와 수다떠는 것 이상으로 신나보였다.

“종합주가지수가 1700을 깨면 제 생각에는 1600까지 하락하지 않을까 추정해요. 공부한 대로 생각해보면 올림픽 전까지 고유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지수는 많이 오르지 않을 것 같아요. 9월 이후쯤 미국 증시 바닥을 확인한 후에 인덱스로 분할 투자를 하려구요.”

최 씨는 직접투자와 선물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미 포트폴리오도 구성했다. 펀드 30%, 장기투자 30% 등 안정적인 곳에 60%를 투자하고, 40%는 직접 매매로 수익률을 올릴 계획이다.

그는 지금 배우고 있는 주식이 너무 재미 있어서 본업이 바뀔지도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기존 경영했던 의류 제조업은 이미 포기했다. 국내에서 제조시대는 끝났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의류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미국 또는 유럽 브랜드를 들여와 프랜차이즈 형태로 사업을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전에도 월드비전, 북한 등에 의류를 보내는 등 좋은 일을 했는데 의류업이든 주식투자든 사업이 잘 돼 수익이 좋으면 좋은 일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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