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패션업체를 경영해온 최패션 씨(가명·51)는 처음 시작했던 주식투자에서 4000만 원의 손실을 봤던 쓰라린 경험을 이같이 말했다.
하루는 친구와 함께 여의도에서 개최된 투자설명회에 참석했는데, 강사의 시황 설명이 청산유수였다. 글로벌 경제의 10년 전과 후의 데이터를 설명하는데 그 사람이 하는 말은 다 믿어도 될 것만 같았다. 그런 강사가 한 종목을 찍어주고 이 종목에 집중 투자하면 대박 날 거라고 하니 철썩 같이 믿고 첫 배팅을 시원하게 날렸던 것이다.
경영인이었던 최 씨가 의심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투자한 회사 오너가 대기업 출신의 성공한 벤처기업가였고, 통합민주당 비례대표에도 당선됐기 때문이다. 후에 그 비례대표는 비리대표로 구속됐고, 종목을 추천했던 강사의 사이트는 폐쇄됐다.
그 뒤로 최 씨는 직접투자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식 공부는 더 열심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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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펀드는 지난해 최소 66%에서 최대 110%까지 수익률을 거뒀어요. 그런데 펀드투자도 주식을 알아야 수익률을 높일수 있겠더라구요. 최근에 펀드로 손실을 본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전 다행히 지난해 말 공부하면서 환매해야겠다는 판단이 들어 모두 환매했고 올해에도 코덱스 삼성그룹에 투자해서 M사 디스커버리 펀드보다 좋은 수익률을 얻었어요.”
방송과 책을 통해 공부하던 최 씨는 이제 새빛증권아카데미에서 직접 강의를 들으며 증시를 전망하는 수준에 까지 올라왔다. 그 재미는 친한 친구와 수다떠는 것 이상으로 신나보였다.
“종합주가지수가 1700을 깨면 제 생각에는 1600까지 하락하지 않을까 추정해요. 공부한 대로 생각해보면 올림픽 전까지 고유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지수는 많이 오르지 않을 것 같아요. 9월 이후쯤 미국 증시 바닥을 확인한 후에 인덱스로 분할 투자를 하려구요.”
최 씨는 직접투자와 선물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미 포트폴리오도 구성했다. 펀드 30%, 장기투자 30% 등 안정적인 곳에 60%를 투자하고, 40%는 직접 매매로 수익률을 올릴 계획이다.
그는 지금 배우고 있는 주식이 너무 재미 있어서 본업이 바뀔지도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기존 경영했던 의류 제조업은 이미 포기했다. 국내에서 제조시대는 끝났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의류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미국 또는 유럽 브랜드를 들여와 프랜차이즈 형태로 사업을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전에도 월드비전, 북한 등에 의류를 보내는 등 좋은 일을 했는데 의류업이든 주식투자든 사업이 잘 돼 수익이 좋으면 좋은 일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