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왜 외형경쟁에 목매나"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6.29 08:10
글자크기

금융硏, 유사한 비즈 모델 탓…비교우위 틈새시장 찾아야

국내 은행들이 외형경쟁을 계속하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29일 '외형경쟁에 따른 리스크와 경영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수년간 은행간 외형경쟁으로 수익성과 건전성, 자본적정성 등이 나빠지고 있어 내실경영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은행 간 외형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지난 2005년 말부터 올 1/4분기까지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81%에서 2.39%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시중자금의 은행권 이탈로 수신기반이 취약해지면서 외형경쟁이 가세해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융채 등 고비용 수신비중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자본 적정성도 훼손돼 2005년 말 13.0%였던 국내은행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2006년 말 12.7%, 지난해 말에는 12.3%까지 떨어졌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되면서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올 1/4분기 현재 0.07%포인트 상승했고 대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각종 연체율도 이 기간 중 0.1%포인트씩 상승했다고 보고서는 추산했다.



이처럼 국내 은행들이 외형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든 이유는 비즈니스 모델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국내 은행들은 개인 및 기업 대출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있어 대출시장에서의 과당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측면에서 최근 은행들이 해외진출이나 투자은행(IB) 전환 등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은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모든 은행이 유사한 전략으로 동일한 사업에 뛰어든다면 과당경쟁 문제가 또 다시 제기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서 연구위원은 "경영전략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각 은행이 비교우위가 있는 틈새시장을 발견,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겠지만 내실경영 달성을 위해 장기적으로 은행들이 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