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희 우리銀 부행장 끝내 '사표'

더벨 현상경 기자 2008.06.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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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희생양..IB인재시장 대어, 곳곳에서 '러브콜'

이 기사는 06월27일(14:4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홍대희 우리銀 부행장 끝내 '사표'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손실로 1개월 정직 처분을 당했던 홍대희 우리은행 부행장이 26일 결국 사직서를 냈다.



지난 83년 상업은행 입행 이후 25년만에 은행원 생활을 접게 됐다. 부행장을 맡은지 1년2개월만이다.

홍 부행장은 작년 우리은행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로 거액 손실을 낸데 책임을 지고 올해 5월 한달동안 업무권한 정지라는 중징계를 당했다.



올 4월 예금보험위원회가 '2007년도 4/4분기 경영정상화 이행약정 및 이행실적 점검결과'회의를 열어 우리은행에 홍 부행장 등 3명의 임원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했기 때문. 우리은행 역시 같은 이유로 '기관주의 조치'를 받았다.

당시 금융계 안팎에서는 예보위가 이례적으로 실무임원에게 투자손실 책임 물은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글로벌 IB들조차 천문학적 손실을 입을 정도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투자행위에 대해 건별로 손익을 계산해 관련자를 문책하면 아무도 적극적으로 IB업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홍 부행장이 끝내 사표를 제출한 것 역시 이런 결정을 받아들인 우리은행 IB사업단에서는 더 이상 정상적인 업무가 힘들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알려진대로 홍 부행장은 20여년 동안 기업금융 및 IB업무에 전담해 온 투자시장의 베테랑으로 통한다. 2004년 말부터 IB사업단장(이사)을 맡은 후 우리은행의 IB사업 기틀을 마련했고 박해춘 행장 취임 직후 실시된 조직개편때 사업단이 본부로 승격되면서 해당 본부 집행부행장으로 선임됐다.

홍 부행장의 노력으로 우리은행은 28조원짜리 용산역 역세권 개발사업, 롯데관광개발 400만평 규모 포천 환경 프로젝트 주관업무 등을 성공적으로 도맡았다. 해외에서도 우림건설 카자흐스탄 애플타운 아파트, 사할린 골프장개발 등에 참여했고 하마트, 대한통운 등 굵직굵직한 M&A 인수금융에도 앞장섰다.

일각에서는 홍 부행장의 사퇴가 국내 IB업계에 되레 '약(藥)'이 될 것이란 평도 있다. 은행, 증권, 심지어 대기업까지 쓸만한 투자은행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는터라 사람이 귀한 국내IB시장 인력풀에 '거물'이 한 명 충원됐기 때문. 물론 좋은 인재를 잃어버린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홍부행장의 거취에 주목하는 눈길들이 적지 않다. 최근까지 이곳 저곳에서 '러브콜'를 하고 있지만 홍부행장은 아직 마음을 정한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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