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분기점에 서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6.2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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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다우급락 '직격탄'에 고전…"대세하락 논하기는 일러"

코스피시장이 분기점에 섰다.

코스피지수는 27일 국제유가의 상승과 미국 다우지수의 급락 등 영향으로 장중 1669까지 밀려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후 기관 매수세로 1680선을 전후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불안한 행보를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목할 대목은 20개월 이동평균선이다. 코스피지수는 2003년 9월을 기점으로 그간 20개월 이동평균선을 상회해왔다. 이때 코스피지수는 780선에서 지난해 10월 2064선까지 대세 상승기를 맞았다.



시장이 올해 저점인 1537을 기록한 지난 3월 잠시 코스피지수가 20개월 이평선을 밑돈 적은 있었지만 추세 상승의 흐름은 훼손되지 않았다. 하지만 6월 들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6월 코스피지수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마감하면 코스피지수가 20개월 이평선을 하향이탈하게 된다.

한번 이탈이 곧 추세이탈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러나 코스피시장이 추세에 대한 갈림길에 섰음을 부인키 어렵다. 7월에 코스피시장이 상승세를 회복해 4월~5월처럼 지수가 20개월 이평선 위에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장기 상승추세는 유효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반면 역전 현상이 지속된다면 향후 시장의 추세에 대한 근본적 고민에 들어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피시장의 장기 상승추세가 하락으로 전환한다는 데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대부분은 "아직 대세하락을 논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는 주장이다.

신중론자로 불리는 김학주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리서치센터장은 아직은 대세하락을 이야기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김 센터장은 "지금은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부담이 본격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시기"라며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세하락을 본격적으로 나타내는 차트상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아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센터장은 국제유가가 200달러까지 오르면 지수가 1300선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관측했다.

김 센터장은 "기업이익의 흐름이 견조하기 때문에 장기 추세의 반전은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라며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비중을 줄인 뒤 상승 신호가 오면 재투자에 나서는 방법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대세하락으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간간히 터져나오는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증시가 충격을 받기는 하겠지만 오를만큼 오른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수요 감소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송 본부장은 "2009년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면서 소비가 회복되면서 증시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1700선 밑에서는 매수를 적극 고려중이다"고 귀띔했다.



펀드런(대규모 펀드환매)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단정했다. 돈이 갈데가 없다는 주장이다.

송 본부장은 "주식은 인플레이션 헷지 기능도 갖고 있기 때문에 저금리의 은행권이나 흔들리는 부동산시장으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이종우 HMC투자증권 (9,220원 ▲120 +1.32%)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증시는 대세하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부각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장중 2050선 이후 증시는 하향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최근 글로벌증시는 서브프라임사태나 신용위기 등 이벤트가 아닌 펀더멘털에 좌우되고 있어 심각성이 더하다"며 "어느 정도가 바닥일 것이라고 이야기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1550~1600에서 강한 지지선을 형성한 뒤 유가흐름이나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이머징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 센터장은 "이머징 시장이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면서 저물가와 고성장을 떠받치던 글로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게 중요하다"며 "올해 연저점인 장중 1537선마저 훼손된다면 '대세하락'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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