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작고 오래된 단품 박물관이 사람의 발길을 묶곤 한다. 전시품은 수예품이나 인형, 미니 자동차, 건물 모형 등 하나씩 보면 별 것 아니다. 그런데도 긴 세월동안 수집하고 분류해 놓으니 역사의 숨길이 베어나게 된 것이다. 고물과 골동품, 잡동사니 창고와 박물관 간의 차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서울이나 지방이나 백화점 엘리베이터를 타면 빽빽이 들어찬 쇼핑객들이 들고 서있는 가방이 저마다 엇비슷하여 놀라게 된다. 루이비통이나 프라다같은 가방이 한국에서는 유니폼처럼 흔하다. 이렇게 가짜라도 명품만 고집하는 우리들인데 우리가 만든 세계적 명품을 무엇일까? 명품의 탄생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명품기업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명품을 만드는 것은 ‘진정성’이고 ‘사랑’이다. 내가 만드는 것을 진정으로 사랑하면 최고의 것이 나온다. 사회적인 신뢰를 얻게 되고 브랜드 가치를 쌓게 된다. 시대를 넘어 대를 잇게 되고 역사가 된다. 명문대를 나와 우동집과 덮밥집을 이어받는 후손을 만든다. 잡동사니 창고가 아닌 물건 하나하나에 애정이 깃든 박물관을 만든다.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개성이 탄생한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게 되고 미래의 희망이 된다. 누구나 믿을 수 있는 것이 명품이다.
한국은 지금 흉내와 짝퉁이 판을 치고 있다. 상품이 그렇고 기업이 그렇고 사람이 그렇고 도시가 그렇다. 길거리에서는 짝퉁 가방과 옷이 팔리고 사람들은 비슷한 가짜를 입고 메고 다니며 남을 속이고 자신을 속이고 있다. 장인정신보다는 면피와 눈가림과 술수가 경영기법을 가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개성을 잃고 명문학교라는 브랜드의 노예가 되어 짝퉁인생으로 내몰리고 있다. 도시에는 국적을 알 수 없는 허접한 디자인의 건물이 한국의 미를 없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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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에도 예외가 없다. 진정성이 담기지 않으면 부실 정책이 되고 짝퉁 정책이 된다. 불신이 쌓이고 촛불이 번지게 된다. 사람도 기업도 나라도 명품이 되려면 이제 진정성을 통해 신뢰를 재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