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국회의원?"…무기력 호소하는 초선들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6.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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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는 국회의장석…제헌60주년 기념식 파행 우려

"이게 국회의원?"…무기력 호소하는 초선들


18대 국회가 한달 가까이 문을 못 열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의원들 사이에선 자괴 어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부푼 꿈을 안고 갓 입성한 초선들(전체의 45%)은 국회 공전이 길어지면서 무기력증을 호소한다.

여야간 원 구성 협상이 아직 시작도 못 하고 있는 점이 초선들의 발목을 잡는다. 상임위를 내정받은 초선들의 사정은 좀 낫지만 통폐합을 앞둔 상임위에 지원한 초선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지역의 한 한나라당 초선 의원은 "아침에 일어나서 언론보도를 보고 전화 몇통 받다 보면 점심이 되고, 오후에도 이런저런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있다"고 하루 일과를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런 게 국회의원인가 싶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국회 공백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기초쌓기'에 돌입한 의원들도 늘고 있다. 국회연구모임과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하며 현안에 대해 듣고 공부하겠다는 것.



또 다른 서울지역의 한나라당 초선 의원은 "뭘 사러 가든지 운동을 하러 가든지 요샌 무얼 하든 지역구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며 "그저 마음 편하게 공부하는 시간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했다.

거리시위를 벌이고 있는 통합민주당 의원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민주당의 한 비례대표 의원은 "지금은 누구나 무기력증은 느끼지 않겠느냐"며 "그래도 당을 위해 참가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대기 중인 국회의장단도 발 동동= 김형오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의장 내정자' 신분으로 속만 태우고 있다. 지난 2일 선출된 김 의원은 국회의장 공백 상태를 "헌법 마비"라고 우려했다. 의장이 없으니 외빈이 와도 공식적으로 접견할 대상이 없다.


다음달 4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국회를 예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국회 공전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환갑을 맞는 제헌절 행사 파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의원은 각당 원내대표단에 제헌 60주년을 기념하는 준비위원회태스크포스팀이라도 구성하자고 제안했지만 논의에는 진척이 없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곧 임시국회를 소집한 지 한달이 되는데 역대 국회의 의장단 선거일을 봐도 7월4일을 넘긴 적이 없다"고 했다. 현재로선 7월4일 안에 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18대 국회는 임시국회내 의장단도 배출 못한 초유의 국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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