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뢰상실… 뉴욕증시 패닉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6.2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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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씨티 '매도' 하향, 보루의 몰락… 유가 급등도 맞물려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한 마디로 패닉이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이날 뉴욕 증시의 폭락을 "신용위기를 치료하기 위한 지난 9개월간의 강력한 처방이 결국 실패로 드러났으며, 미국 경제가 결국 침체 국면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증시 폭락에는 유가가 배럴당 5달러 이상 급등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신뢰상실… 뉴욕증시 패닉


그러나 이 보다는 그동안 증시를 지탱해온 '주식회사 미국(코퍼릿 아메리카, Corporate America)'의 상실이 더 큰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마지막 자존심 제너럴모터스(GM)와 최대 은행 씨티그룹의 '매도' 추락은 '코퍼릿 아메리카'의 몰락을 상징하는 일대 사건이기 때문이다.



◇ 대공황 이후 최악의 6월

이날 다우지수는 358.41포인트 급락하며 21개월래 최저치인 1만1453.42로 주저앉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2%로 동결한지 하루만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가리켜 뉴욕 증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6월을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우지수는 6월 들어서만 9.4% 급락, 지난 1930년 6월 18% 이후 6월 낙폭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는 현재 고유가와 식품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라는 최악의 악재들이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키프라잇뱅크의 증시 투자전략 책임자인 브루스 매케인은 "대부분 투자자들은 위기가 끝났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관망세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금융권 상각 및 신용관련 손실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위기 속에서 증시를 떠받쳐 온 기업들의 실적도 큰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나이키가 미국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오라클은 2006년 이후 가장 부진한 매출 성장세를 예상했다.

◇ 미국 제조업과 금융의 쌍두마차 GM과 씨티 '매도'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국을 상징하는 제조업 기업과 금융 기업의 투자의견을 나란히 매도로 하향했다.

이는 미국 경제의 마지막 자존심이 무너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제너럴모터스(GM)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GM의 주가는 결국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GM의 5월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기보다 무려 30% 줄어들었다. 일본 및 유럽 자동차 업계에 비해 고유가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와 함께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이 2분기 89억달러의 신용관련 상각을 발표하고 배당금을 삭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의견 역시 '매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증권산업의 투자의견도 '매력적'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예상보다 더욱 심각한 시장 상황을 투자의견 하향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금융과 제조업의 동시 몰락을 상징하는 이날 골드만삭스의 하향은 당분간 뉴욕 증시에 큰 상처를 낼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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