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번째 촛불시위, 또 물대포 '극렬 대치'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08.06.27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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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국민토성' 위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있다. ⓒ임성균 기자↑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국민토성' 위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있다. ⓒ임성균 기자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50번째 촛불시위가 경찰의 물대포 진압 속에 극렬 대치 양상으로 진행됐다.

26일 오후7시부터 시작된 촛불시위는 초반부터 시위대가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면서 광화문 일대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일어났다.

시위대는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 경찰저지선 앞에 이른바 '국민토성'을 쌓은 뒤 경찰버스 위에 올라 현수막 시위를 벌였다.



1000여명의 시위 참가자들은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 앞의 한 공사장에서부터 세종로 사거리까지 릴레이 형식으로 '국민토성'을 쌓기 위한 모래주머니를 이어 날랐다.

또 일부 시위대는 신문로 일대의 청와대 방향 골목 2~3곳에서 밧줄을 이용해 경찰버스를 끌어내려고 시도했다.



물대포와 소화기를 쏘면서 이들을 저지하던 경찰은 밤 12시부터 태평로 방향으로 시위대를 진압하기 시작했다.

밤 12시15분부터는 청계광장 소라기둥 앞쪽 대로에서 대치가 시작됐다. 이때부터 강기정·이종걸·최규성 등 통합민주당 의원 7명은 시위대 맨앞에 서서 경찰 지휘관 면담과 강경진압 자제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강기정 의원(맨오른쪽) 등 통합민주당 의원 7명이 시위대 행렬 맨앞에 서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철희 기자 ↑강기정 의원(맨오른쪽) 등 통합민주당 의원 7명이 시위대 행렬 맨앞에 서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철희 기자
강 의원은 "이명박정부가 국민과 야당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으면서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왔다"며 "경찰이 시민들을 강제연행할 경우 몸으로라도 막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후 10시경 천정배 의원은 따로 시위에 참여해 '국민토성'에 올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자 여기에 왔다"며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들 의원들을 주변에서 지켜보던 시위대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물대포 맞은지가 언제인데 이제 나왔느냐"고 말하거나 "이제라도 와서 다행이니 국민들을 꼭 지켜달라"고 말했다.

잠시간의 소강상태 이후 경찰은 27일 오전 1시40분부터 2차 강제해산을 시도해 시위대를 서울프레스센터 앞까지 밀어붙였다. 오전 3시 현재 시위대 2000여명은 경찰과 대치하며 노래를 부르거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오는 28일과 다음달 2일, 5일을 '집중 촛불의 날'로 선포하고 총력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정부는 미국 정부와 미국 업자들을 믿고 미국산쇠고기를 먹으라고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국민과 돌이킬 수 없는 불화의 길로 들어선 정부에 맞서 지속적으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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