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박근혜, 무슨 생각할까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6.2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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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당 문제 일단락 뒤 공개석상 안나타나

침묵의 박근혜, 무슨 생각할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그토록 원하던 탈당 의원들의 복당 문제가 일단락된 뒤엔 입을 닫았다. 공개석상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앞으로 2년동안 집권 여당을 이끌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그는 조용하다. 한나라당에서 차지하는 그의 비중을 감안할 때 박 전 대표의 침묵 역시 또 다른 관심거리다.



박 전 대표는 '친박근혜계(친박계)' 의원을 대표해 전당대회에 출마한 허태열 의원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왕 출마하셨으니 좋은 성적으로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는 말이 전부다. 허 의원의 선거 캠프엔 박 전 대표 측근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이성헌 의원이 상황실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서병수, 유정복, 이혜훈, 이정현, 구상찬, 김선동 의원 등 친박 핵심 의원들이 지원에 나섰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는 오히려 허 의원과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박 전 대표의 침묵에 대해 측근들도 이유를 알지 못한다.

친박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냐는 질문에 "글쎄, 모르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차기 대선 때 박 전 대표의 출마에 의심을 품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지금의 행보는 똑같이 5년 후를 노리고 있는 정몽준 최고위원과 너무 다르다.

정 의원은 직접 전당대회에 출마한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해 경선 때 박 전 대표 캠프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정 의원과 박 전 대표는 상황이 다르다"며 "정 의원이야 한나라당 내에서 입지를 다져야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이미 누구보다 굳건한 기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인사는 "지금 박 전 대표가 나서봐야 좋을 게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친박 인사들은 대개 박 전 대표의 현재 침묵이 장기적으로 봤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물밑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쇠고기 정국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말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분석이다.

현재 정국에서 박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점도 그를 한발 물러서 있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 쇠고기 파동이나 '고유가 고물가'로 인한 민생고 등의 해법을 제시할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고 정부와 여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울 수도 없다. 자칫 계파 싸움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박 전 대표는 한 발 물러서 조용히 지켜보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친박 복당 문제로 덧씌워진 계파 수장 이미지를 벗기 위한 '침묵'이란 해석도 내놓는다. 허 의원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표명하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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