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 쿠르드와 '19억배럴' 유전계약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8.06.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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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매장량 기준 최대규모… 광구 인수금액 총 21억불

-이라크 쿠르드 정부와 8개 탐사광구 지분 인수계약
-탐사 성공했을 경우 석유·가스 자주개발률 11%로
-지분 인수 비용 대부분은 한국기업 SOC 건설 '패키지'로 해결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이번에 확보한 8개 광구의 위치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이번에 확보한 8개 광구의 위치


한국석유공사 등 한국 업체들이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와 대규모 석유·천연가스 광구 탐사 계약을 체결했다. 탐사가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은 현재 4.2% 수준에서 11%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공사는 25일 이라크 아르빌에서 쿠르드 정부와 '쿠쉬 타파' 등 2개 광구에 대한 생산물 분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미 다른 업체와 쿠르드 정부 사이에 광구권 계약이 맺어진 6개 광구의 지분을 양도받는 계약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서에는 김성훈 석유공사 신규사업단 단장과 쿠르드 자치정부의 니체르반 바르자니 총리, 아시티 하라미 천연자원부 장관이 서명했다.



8개 광구 중 5개는 우리 자이툰 부대가 주둔한 쿠르드 북쪽 아르빌 인근에, 나머지 3개는 술래마니아 남쪽에 위치한다.

이들 광구에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72억 배럴 규모로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공사 컨소시엄은 광구별로 15~80% 의 지분을 갖고 자금 조달 계약이 완료되는 대로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 컨소시엄이 확보한 지분 매장량은 19억배럴로 현재까지 우리나라 업체들이 계약한 석유·가스 광구 가운데 최대 규모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3~4년 뒤 시험 생산을 거쳐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탐사에 성공하면 한국의 자주개발률은 7%포인트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석유공사는 이들 광구가 탐사광구이기는 하지만 일부는 1960년대 원유 채취에 성공했던 곳이어서 탐사 성공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광구 인수 금액은 총 21억달러로 이중 2억달러는 컨소시엄 구성업체들이 금융권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통해 조달한다. 나머지 19억달러는 쌍용건설과 현대건설 등 한국기업들로 구성된 건설회사 컨소시엄이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석유공사 컨소시엄은 광구에서 생산이 이뤄질 경우 수익 일부로 SOC건설 자금을 충당하게 된다. 석유공사와 쿠르드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사회기간시설 건설지원계약'도 동시에 체결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만에 하나 탐사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하지 못했을 경우 쿠르드 정부가 SOC 건설 자금에 해당하는 만큼의 원유를 다른 광구에서 확보해 우리에게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라크 중앙 정부와 쿠르드 자치 정부 사이의 갈등이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자신들의 허락 없이 SK에너지가 쿠르드 자치정부와 생산물 분배계약을 맺었다며 지난해 12월 SK에너지에 대해 원유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현재 바르자니 쿠르드 총리가 중앙정부를 방문해 협상을 진행 중이고, 한국 정부 차원에서도 이라크 중앙정부와 경제 협력 노력을 계속하고 있어 조만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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