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8년 1/4분기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개인부채는 757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7조9000억 원(2.4%)이 증가했다.
개인부채는 지난해 6월 말 700조원을 처음 넘어선 뒤 3분기 717조4000억 원, 4분기 739조7000억 원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과 금융부채와의 비율도 지난해 말 2.31배에서 2.26배로 하락했다. 2003년 말 2.22배 이후로 최저 수준이다. 주가하락 등으로 개인의 금융자산이 줄어든 탓이다.
우리나라의 총 금융자산은 모두 8288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4%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 잔액을 명목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금융 연관비율도 지난해 8.88배보다 상승한 9.02배를 기록했다. 미국은 9.96배, 일본은 11.64배다.
정부와 개인은 자금이 남아돌았지만 기업은 M&A 자금 수요 등으로 돈 가뭄에 허덕였다. 그러다 보니 부채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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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자금잉여규모는 19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확대됐고 기업의 자금 부족규모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기업의 자금부족 규모는 41조9000억 원으로 전 분기(9조 원)보다 큰 폭으로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경기하락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재고가 크게 늘어난 탓이 크다.
자금 부족에 허덕이다 보니 부채도 늘었다. 3월 말 현재 기업부채는 모두 993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5.7% 증가했다. 상반기 M&A가 활발히 이뤄지고 운전자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의 자금조달도 전 분기(45조1000억 원)보다 크게 확대된 66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정부도 돈이 넘쳤다. 정부의 자금잉여 규모는 23조3000억 원으로 전분기(6조8000억 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법인세 등 세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시들해 지면서 개인들이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자산에 투자를 많이 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개인의 부채도 늘었지만 자산규모도 늘어나 자금잉여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