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도 낙관론은 살아있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8.06.2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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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투자전략]"밸류에이션에 주목할 때"

"고유가에도 낙관론은 살아있다"


올 연말 코스피지수 2300을 주장했던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이 당초 전망에 대한 수정의사를 내비치는 등 강세론자들의 입지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배럴당 140달러에 근접한 고유가로 미국과 중국증시가 동반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증시만 '홀로 상승'한다고 주장하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

강세론자들에 비해서 약세론자들은 한층 여유로운 입장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투자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도달하면 코스피지수는 1650선까지 조정받는다고 주장했다.



현지수, 국제유가 추가 상승 선반영
이에 대해 허필석 마이다스에셋 주식운용본부장은 25일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가 시장의 관심사안인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국내증시는 이미 국제유가의 추가상승을 상당부분 선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현 지수대는 전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36.38달러로 마감한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런 만큼 국내증시가 현가격대에서 큰 폭으로 추가 조정받을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국내증시의 반등탄력이 의외로 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허 본부장은 "적어도 올 연말까지만 놓고 본다면 국제유가는 상승보다는 하향안정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투기세력에 대한 세계 각국의 공동대응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경우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인플레도 시장의 우려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오히려 3분기부터 진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기저효과(Base Effect)로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의 전년동월대비 물가 상승률은 3분기이후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허 본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달러강세)은 수출주 주도의 한국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를 유지할 수 있어 IT 자동차 등 수출주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경기선행지수가 4분기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수주들은 하반기에도 당분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순매도에 대해서도 "오히려 지금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여파로 외인들이 무차별 매도에 나섰던 1분기보다 양호하다"며 "금융기관 신용위기가 5월이후 재차 악화되면서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한국주식을 매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허 본부장은 "2008년도 추정 순이익에다 시장 PER(주가수익배율)을 10배를 적용한 1650선은 한국증시의 마지노선"이라며 "현 가격대에서 글로벌 매크로 환경에 지나치게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1650은 한국증시의 마지노선
김준연 코리안리투자자문 대표도 "이제는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에 주목해야 한다"며 낙관론을 옹호했다. 김 대표는 "국제유가 전망에 대해 상반된 입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하향안정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며 "가격측면만 놓고 본다면 현 지수대는 박스권의 하단"이라고 주장했다.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적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국내증시가 급격한 V자 반등을 나타내기 어렵지만 기간조정을 거쳐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며 "수출주와 중소형주, 저평가 가치주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외인들이 집중 매도하는 대형주보다는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하락한 실적대비 저평가 상태의 중소형주들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시장이 중소형주에 대해 적정한 가치를 인정해 준다면 현가격대에서 매수해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봉 CJ자산 주식운용본부장도 낙관론에 힘을 실어줬다. 김 본부장은 "최근 시장분위기가 너무 비관론으로 지나치게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유가와 인플레에 시장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다는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골드만삭스를 제외한 대다수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의 유가전망을 보면 올 하반기 하향안정을 점치는 곳이 더 많다"며 "국제유가가 하향안정세로 돌아선다면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도 단기간에 회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출주 중소형주 투자하라
또한 국내기업의 2분기 실적도 현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출 주력품인 IT와 자동차 선박 등은 신흥시장 경제성장에 기반하고 있어 실적호전세가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올들어 한국증시가 중국이나 인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것은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실적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어 국제유가가 하락반전할 경우 양호한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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