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기금 "고유가, 우리탓 아냐"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6.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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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통신

- 유가 올린 투기세력으로 연기금 지목
- 美의회, 연기금 상품투자 제한 움직임
- 연기금 매니저들 "상품 투자비중 낮다" 항변


미 연기금 매니저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투기세력이 유가를 끌어올렸다는 비난이 거세지면서 연기금 펀드가 고유가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 의회에서는 연기금 펀드의 상품투자를 제한하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25일 AP통신은 "수백만 미국인의 은퇴 후를 책임지는 펀드매니저들이 미 의회에서 항변에 나섰다"고 전했다.

미 의회는 최근 투기세력이 고유가의 원인이라며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연료를 상업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연기금 펀드 및 월가 은행, 큰손들이 달러 약세에 따른 인플레 헤지를 위해 석유 등 상품시장에 돈을 쏟아부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주식, 채권 등의 비중을 줄이고 상품 지중을 늘려 결국 투기세력에게 최근 수년간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줬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지금까지 침묵을 지켰던 연기금 펀드매니저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미 의회사 연기금의 상품 투자를 금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110개 퇴직연금을 대표하는 투자위원회(CIEBA)의 윌리엄 퀸 대표는 "상품투자 금지법은 유가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퇴직 후 자금을 이용한 '돌려막기'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연기금은 전체 자산 중 상품 투자비중을 1% 이하로 한다"며 "연기금 펀드는 선물시장에 장기투자하고 있으며 투기세력과 비교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가 퇴직연금 연합의 자료에 따르면 주 정부의 퇴직연금은 전체 3조 달러의 자산중 5%만을 상품과 같은 대안투자(AI)에 투자하고 있으며 주식과 채권 비주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통신은 그러나 "많은 의원들은 기관투자가들이 유가 등 상품가 급등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려 한다"며 "연기금 펀드매니저들의 이러한 방어는 너무 늦은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에너지섹터 애널리스트 4명은 전날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발언에서 "유가 선물시장 투기세력을 막는 규제가 마련될 경우 유가가 한달내 현 수준의 50%로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스터스 캐피털 운용의 마이클 마스터스는 "규제를 통해 유가 선물 투기 세력을 막을 수 있다"며 "펀드매니저들이 현재의 포지션을 빠르게 바꿀 경우 유가가 30일 이내에 한계비용 수준인 배럴당 65~75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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