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교묘한 외줄타기할듯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6.2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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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한 가운데 2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결정 내용을 발표한다.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발표문에 담길 단어와 뉘앙스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의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연준 이사들이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둘 중 어느 하나를 더 크게 걱정한다는 늬앙스를 주지 않으려고 고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 둔화와 인플레가 모두 걱정거리인 상황에서 필요 없이 인플레를 강조해 금리 인상 기대감을 부채질하지 않으려고 애쓸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W형 경기침체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예상 보다 미국 경기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인플레 때문에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섣불리 "경기 침체 보다는 인플레가 더 걱정이다"고 언급할 경우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마켓워치는 이와 관련 24일(현지시간) "연준이 옵션을 모두 열어두고 두려움에 가득찬 시장이 즉시 금리 인상쪽에 베팅하는 것을 저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분위기도 다소 식었지만 여전히 하반기에는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시장이 예상하는 것 보다 연준이 더 오래 관망세를 취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롸이슨 ICAP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연준이 새로운 단어를 업데이트 해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는 더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그러나 밑에 깔린 메시지는 이런 때일수록 더 바꾸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만약 메시지를 바꾸면 시장 참가자들이 해석에 저마다 혼란을 겪으며 선택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수요일 발표문에서 연준은 매파적으로는 보이되 지나치게 매파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단어를 재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즉 최근 경기침체 위험이 낮아지고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긴 했다고 지적하지만 인플레쪽에 완전히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추구할 것이란 전망이다.

리먼브러더스는 "연준은 긴축 사이클이 이제 곧 시작할 것이라고 시장이 판단하길 원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열렸던 4월 FOMC발표문에서는 균형보다는 경기침체 우려쪽에 더 큰 비중이 실렸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FOMC 발표문에는 "경기침체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비등하다"는 식의 내용이 실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의중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RBS그리니치캐피털도 "ECB처럼 8월부터 긴축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이 일종의 트릭을 쓸 경우를 예상한다면 다음과 같은 발표문이 가능하다.

RBS그리니치캐피털에 따르면 트릭은 "연준 위원들은 어느 한쪽으로 움직여햐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이거나 "다음 행동은 인하보다는 인상이 되겠지만 아무것도 급한 것은 없다"정도로 예상됐다. 첫번째 트릭은 아예 두 가지 리스크를 비교하지 않겠다는 방식으로, 이럴 경우 매우 교묘한 발표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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