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국도자기 3세 김영집씨 수사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6.2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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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3세 주가조작 의혹' 수사 본격화

재벌 2,3세들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특정 주식 종목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봉 욱)는 한국도자기 창업3세인 김영집 전 엔디코프 사장이 코스닥 시장에서 특정인에게 신주 인수권을 배당하는 방식을 이용해 거액을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주 말 대검찰청으로부터 '엔디코프 주가조작 사건'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김씨는 지난해 엔디코프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해외자원개발 자금 마련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과정에서 공시 이전에 차명계좌를 이용, 회사 주식을 미리 매입해 7500만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엔디코프 김 전 사장과 박모 부사장을 미공개정보 이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관련 자료 검토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김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코스닥 시장에서 김씨와 같은 방식으로 단기간에 거액의 시세차익을 남긴 재벌 2,3세들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내리고 있는 이들은 대략 7~8명 선으로 검찰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건 동일철강의 제3자 유상증자 배정 사건 등 2~3건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동일철강은 '범한판토스' 2대 주주이자 LG그룹 방계 3세인 구본호(구속)씨와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 등이 대주주로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지를 당했었다.

당시 재벌 2, 3세들의 유상증자 참여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일철강 주식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39만1800원에서 14일여 만에 145만8400원까지 4배가량 주가가 치솟았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해 8월 초 코스닥 상장기업 '코디너스(옛 엠비즈네트웍스)' 주식에도 재벌 2, 3세들이 손을 대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시장의 소문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디너스 유상증자에는 나성균(아남그룹 창업주 손자) 네오위즈 대표와 장선우(극동유화그룹 회장 아들) 극동유화 이사 등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코디너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서 적게는 수억 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시장의 한 관계자는 "재벌 2, 3세들을 포함한 특정 인물들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재테크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라며 "소위 '돈 놓고 돈 먹기 식'으로 큰 수익을 챙겨 온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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