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硏-미래에셋證, 유가 전망 엇갈려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8.06.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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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硏 "투기수요 사라지면 반토막"-미래 "수급 문제로 하락 어려워"

고유가 충격이 확산되는 가운데 증시와 정책당국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기관의 상승 원인 분석과 향후 전망이 뚜렷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정책 수립과 기업 CEO들의 판단에 영향력이 큰 삼성경제연구소는 고유가는 투기자금에서 비롯된 것으로 향후 반토막이 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반면 큰손 미래에셋운용을 비롯한 증시 참여자들에 대한 호소력이 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고유가는 투기 수요가 아닌 수급 문제가 근본 배경이라며 유가 하락에 대한 기대는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4일 '유가 강세원인 바로보기'라는 보고서를 통해 "달러 약세와 연관된 투기적 수요가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달러가 4월 이후 강세 기조이고 투기 수요가 꺾였음에도 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인도 등 신흥 경제권의 성장둔화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중국과 인도의 빠른 성장은 해당 국가의 자동차 사용 증가를 가져왔고 원유에 대한 꾸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공급 측면에서도 "비OPEC(석유수출국기구) 국가들의 원유 공급이 지난해 말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원유 공급여력 확충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가 하락에 대한 견해를 제시한 삼성경제연구소의 전망은 다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CEO포럼 등을 통해 "투기자금 이탈과 중국 성장률 둔화 등을 감안할 때 조만간 유가가 급락해 내년엔 배럴당 60~70달러 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 8월 이후 원유 가격 상승 요인 중 투기자금에 의한 것이 45%에 달한다"며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국은 금리 하락 카드를 해법으로 제시했고 이는 달러화 약세로 이어지며 투기자본이 원유 등 원자재 시장으로 몰려들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원유 수요 폭증을 가져온 중국의 경제성장도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소는 내다봤다. 수년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유지해온 중국이 8월 베이징 올림픽 이후엔 재정적자 누적으로 투자를 줄이면서 성장률이 둔화될 여지가 많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소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만으로 유가는 지금보다 20% 정도 하락할 수 있다"며 "지난해 8월 이후 유가 상승 거품은 대부분 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 국제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은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150 ~ 200달러 수준으로 제시했고 국내 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유가가 107달러 선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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