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경제, 내년에나 좋아질까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6.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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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F 올해 성장률 4.1%로 낮춰
- 정부도 6%안팎 포기
-"스태그플레이션, 정부 정책 대응도 쉽지 않다"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 하반기 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 6%로 성장을 예상했지만 민간에선 5%는커녕 4% 후반이냐 4% 초반이냐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기는 둔화하면서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 정책 대응도 쉽지 않다. 우울한 경제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울한 경제, 내년에나 좋아질까


◇우울한 경제…IMF, 4.1% 전망=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 '2008년 한국 연례협의 결과'를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4.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 4.2%에서 0.1%포인트 더 낮춘 것이다. IMF는 특히 성장률이 3분기 3.6%에 이어 4분기에는 2.6%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갈수록 살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2008년 경제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4.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교역조건이 크게 악화되면서 체감경기 둔화폭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앞서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4.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고 삼성경제연구소는 하반기 성장률이 3.8%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외국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시각도 비관적이다. 5월말 기준으로 BNP파리바, 골드만삭스, JP모간, 리만브러더스, 모건스탠리, 도이치뱅크,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8개 주요 투자은행이 내놓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5%다.


아시아 국가 중 대만을 빼고 가장 낮은 수치다. 도이치뱅크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3.9%로 가장 낮게 봤고 다른 대다수 투자은행들은 4% 초반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다음달초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제시하면서 기존 6%안팎의 성장률 목표치를 대폭 낮출 것으로 보인다. 5%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차관은 지난 23일 “우리 경제가 올 하반기와 내년초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전체로는 성장률을 4% 후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와 해법은?=경제 전망이 암울한 가장 큰 이유는 유가 때문. IMF는 “유가 및 곡물가격 상승으로 한국경제도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계적인 유가와 곡물가격 상승이 소비를 압박하고 급격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정부 관계자 역시 “최근 경제상황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가 상승”이라고 전했다.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나 정부 대응 대책은 마땅치 않는 것도 문제. IMF는 당분간 한국의 거시경제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역시 하반기 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물가안정과 민생 챙기는 것에 두기로 했다.

하지만 물가 안정 정책은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높이면 경기가 둔화되고 경기를 부양하면 물가문제가 불거진다”며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사회적 혼란이 마무리되고 정부가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면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며 "연말 기업투자가 살아나면 경제둔화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IMF 역시 올해 후반부터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둔화되면서 올해 말 턴어라운드를 거쳐 내년에는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한국의 내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5.9%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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