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유용 하나로 '영업정지' 철퇴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2008.06.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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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방통위, 초고속 영업정지 40일… 7월 TM종합대책안 발표

앞으로 통신사들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제공, 위탁할 경우 일괄처리해 받던 동의과정을 항목별로 각각 동의받아야한다. 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KT (36,900원 ▼500 -1.34%)나 LG파워콤 등 타 통신사의 개인정보 유용 위법 여부도 조사한다고 공식 밝혔다.

통신사업자들의 '텔레마케팅'이 비상에 걸렸으며, 향후 통신 시장은 이동통신사의 대리점을 중심으로 한 '직접 영업 및 결합판매' 위주로 재편이 빠르게 전개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24일 상임위원회를 개최, 하나로텔레콤 (4,015원 ▼100 -2.4%)의 개인정보 유용행위에 대해 △신규가입자 모집정지 40일 △과징금 및 과태료 1억7800원 부과 △위반행위 중지 및 업무처리 개선, 행정조치 공표 등의 행정조치를 내렸다.

이번 하나로텔레콤에 대한 행정조치는 정보통신망법(제28조, 29조, 30조) 외에 전기통신사업법(제 15조, 37조의2)을 적용한 결과로 비록 기간은 짧지만 사업자가 개인정보 유용 혐의로 영업 정지라는 최강수의 행정조치를 받은 첫 사례가 기록됐다.



◇개인정보에 사업법 적용 첫 사례

애초 과징금 부과 정도로 예상돼온 하나로텔레콤 사태는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로 결론지어졌다.

회의를 속개할 정도로 이견이 컸던 방통위 상임위가 이번 건에 대해서 결국 (통신)시장 안정 보다는 개인정보보호에 데 무게를 뒀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방통위는 다른 통신사 조사도 추가로 실시하고, 나아가 7월중 유관부처와 협의해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등 텔레마케팅(TM) 영업과 관련된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나로텔레콤 사태를 계기로 그간 무분별하게 행해져온 개인정보 수집, 활용 등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나타냈다는 의미다.

◇유선통신사 비상, SKT 결합상품 출시 연기 불가피

통신시장의 위축된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당사자인 하나로텔레콤과 SK텔레콤 진영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영업을 중단한 것과 매한가지인 하나로텔레콤은 40일간 신규가입자 모집 중단이라는 조치를 받은 만큼 개통 이전 단계까지 영업을 한다하더라도 8월 말이나 영업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으로 인수가 확정된 2월 이후 근 6개월간 회사의 정상가동이 어렵게 된 셈이다.

하나로텔레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영업정지 조치에 유감"이라며 "이번 제재에 대한 대처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나, 이와는 별도로 현재 추진 중인 개인정보 보호와 고객가치(CV)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 유선 통신업계의 CV 선도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방통위가 타사로 조사 확대 의지를 공식화한만큼 KT나 LG파워콤 모두 하나로텔레콤에 준하는 행정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기주 방통위 이용자네트워크 국장은 "조사 성격상 구체 일정을 밝힐 수 없지만, 빠른 시일 내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합상품 시장의 위축도 예상된다.

SK텔레콤은 하나로텔레콤과 결합상품 약관 인가 신청을 방통위에 했지만, 영업정지를 맞은 상황에서 인가는 당분간 무의미하다. 하나로텔레콤 초속인터넷 신규가입 모집이 중단되는 40일간 결합상품 판매도 중단돼야한다. 전체 통신 시장에서 적극적인 결합판매 경쟁을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 이통사 중심 영업망 개편 가속

이번 방통위의 행정조치 중 눈여겨봐야할 대목은 앞으로 모든 통신사들은 업무처리 절차를 개선해야한다는 점이다.

즉, 지금까지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 포괄적으로 동의를 받지만, 앞으로는 목적과 위탁, 사용 등에 대해 항목별로 동의를 받아야한다.

이는 이미 정보통신망법에 규정하고 있는 사안으로 새로운 게 아니다. 다만 방통위의 이번 결정은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던 관행을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기주 국장은 이와 관련 "개인이 자신의 정보 이용 여부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조치는 통신시장의 TM 변화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특히, 가정고객 대상의 영업이라는 특성상 대리점 영업이 아닌 TM 위주의 영업을 주로 해온 유선통신사업자들의 영업방식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 인수 후 영업망을 살펴본 결과 이동전화와는 너무 다른 구조일 뿐 아니라 열악했다"며 "앞으로는 이동전화 대리점을 중심으로 영업의 무게중심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리점 위주의 영업은 결국 가입자가 필요에 의해 찾아오는 행위를 의미하며, 판매 상품이 단품이 아닌 결합 위주로 변경 가능성을 의미한다.

KT그룹 역시 KTF의 자회사인 유통 전문점 KTFM&S를 중심으로 유통 구조 혁신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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