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개각, 왈가왈부 말라"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6.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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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쇄신 요구 당권 주자들에게 공개 경고… 주도권 확보 신경전?

홍준표 "개각, 왈가왈부 말라"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4일 당권 주자들에게 공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석상에서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당 대표 출마자들이 청와대에 공개적으로 고강도 인적쇄신을 주문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당권 주자들이 '득표 전략' 차원에서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인사'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전대에 출마하시는 분들이 물론 득표수단으로 개각을 거론하는 것이겠지만 이것이 득표수단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각 개인이 의견은 표시할 수 있지만 (인사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했다.

특히 "일부 사람들은 총리를 포함한 전면 쇄신, 조각 수준 전면 개편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데 개각 문제는 이미 당에서 청와대에 의사표시를 했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할 때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서는 한승수 국무총리를 '유임'시킬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거국내각' '조각 수준의 인적쇄신' 주장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반면 현재 당내에선 8명의 당권 주자 중 정몽준, 허태열, 공성진, 박순자, 진영, 김성조 후보 등 대다수가 총리를 포함한 대폭적 내각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내에선 다양한 해석이 이어졌다. 여권 핵심 실세로 부상한 홍 원내대표가 차기 당 대표 주자들과 일종의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말이 우선 나온다.


다음달 3일 전대에서 당 대표가 선출될 경우 당내 권력을 양분하게 되는 만큼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실제 유력 당권 주자인 정몽준 최고위원과 공개적으로 신경전을 벌인 일이 있다.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다.

당시 정 최고위원이 화물차주들을 노동자로 봐야 한다고 말하자 홍 원내대표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는 '파업'으로 보기 어렵다"며 "(화물 차주들은) 법적으로 근로자가 아니고, 헌법적으로도 근로자가 아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때문에 이날 홍 원내대표의 발언이 '거국내각'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 정 최고위원을 직접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화물차주 법적 지위 논박에 이은 두번째 '기싸움'이라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홍 원내대표의 발언이 내각 개편 수위에 대한 여권 주류와 비주류간 갈등의 상징이란 분석도 있다. 여권 핵심부에 안착한 홍 원내대표가 주류측의 입장을 대변해 전면쇄신을 주장하는 당권 주자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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