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지출 급증..학부모 허리 휜다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8.06.23 14:41
글자크기

1Q 실질소득 정체 불구 사교육비는 작년보다 17.5% 증가

서울 중계동에 사는 주부 C씨(39)는 지난 2003년 첫아이 임신과 함께 직장을 그만 뒀다. 하지만 최근 C씨는 직장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다가오면서 영어학원을 비롯한 학원비와 학습지 비용이 늘어났고, 이를 남편의 월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고유가, 물가 상승 등으로 가계 수지가 악화되는 가운데, 사교육비마저 큰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학부모들의 허리를 휘게 하고 있다.



23일 통계청과 CJ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계의 사교육비 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17.5% 증가한 21만26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3년 4/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또 가계 소비부문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게다가 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실질소득이 거의 증가하지 않아, 사교육비 증가는 더욱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1/4분기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작년 동기보다 5.0% 늘었지만, 실질소득은 물가 급등으로 인해 1.2% 증가에 그쳤다.



특히 사교육비가 가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분기에 7.9%로 작년동기보다 0.6%포인트 늘었다. 또 사교육비가 전체 교육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 4/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 1/4분기에는 작년동기보다 2%포인트 증가한 53.8%를 차지했다.

박종대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사교육비 증가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영어공교육 강화와 고교 다양화, 대입 자율화로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흘러감에 따라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이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 수준이 증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같은 사교육비 증가로 학부모들은 무거운 짐을 지는 반면, 교육서비스 산업 환경은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월 교육서비스업 생산지수는 122.4로 4개월 연속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소비재 산업의 지표가 지난 3월이나 작년말에 비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