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약속 지켜라" 건설노조 끝장투쟁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8.06.23 11:02
글자크기

오늘 기자회견… 표준계약서·관급공사 기름제공 촉구

"정부, 약속 지켜라" 건설노조 끝장투쟁


정부와의 합의에 따라 진정 국면을 보였던 건설노조가 총파업의 끈을 다시 조이고 있다.

건설노조는 정부의 파업 해결 의지를 이번주까지 확인한 뒤 여의치 않으면 대정부 투쟁을 포함한 '끝장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는 23일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안일한 태도와 부실한 관리·감독이 건설기계노동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며 "건설기계노동자들의 분노가 어떤 것인지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보여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건설노조가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국토해양부와 맺었던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건설노조는 지난 17일 표준임대차계약서의 현장 안착과 관급 공사의 기름 제공 등에 관한 사항을 국토해양부와 합의하고 상경투쟁을 철회한 바 있다.



오희택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지금까지 기름을 제공한 관급 공사는 하나도 없었고 표준임대차계약서도 마찬가지"라며 "이를 고발하려고 지자체를 찾아갔더니 경찰서에 가서 고발장을 접수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건설노조는 지난 20일 열린 긴급투쟁본부 회의를 기점으로 향후 파업 일정을 재설정하기로 했다.

이미 22일 주최측 추산 6000여명의 건설연맹 조합원들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를 대학로와 청계광장에서 개최했고, 이날 기자회견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사생 결사대'를 구성, 정부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사생 결사대'는 구속까지 각오하고 지침을 수행할 정예 조합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100여명 등 총 150여명으로 구성됐다.

건설노조는 앞으로 정부가 파업을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확인되면 국토해양부와 합의한 사항을 파기하고, 지역 현장투쟁을 대정부투쟁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오희택 실장은 "정부는 제도 정착을 위해 한 달 가량 기다리라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번주를 버티기 힘들다는 의견"이라며 "대정부투쟁에는 상경투쟁 뿐만 아니라 전국을 마비시키는 투쟁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건설노조 집행부와 '사생결사대' 인원 등 50여명이 참석했으나 이들은 경찰과 큰 충돌 없이 자진 해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