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간 포스코 "시련은 있어도…"

장자강(중국 장쑤성)=진상현 기자 2008.06.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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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생산 현지법인 공급 초과 속 "선전"

포스코가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장쑤성(江蘇省) 장자강(張家港)에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인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를 세운 것은 1997년 2월. 11년이 지난 지금 이 곳은 만만치 않은 현실과 싸우고 있었다.

포스코가 중국에 스테인리스 냉연 투자를 시작할 당시만해도 중국은 고급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현대적 설비를 갖추고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중국의 공장도 거의 없었다.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는 중국 화동지역에 스테인리스 시장 확보를 위해 냉연 연산 20만톤의 1기 설비를 가동한 이후 지속적인 설비 확장과 투자를 통해 성장가도를 달렸다.

2003년 스테인리스 냉연 4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한데 이어 2006년 11월에는 스테인리스 열연코일 6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제강 및 열연공장까지 준공했다. 쇳물을 직접 만들어 제품을 생산해내는 일관생산 설비로 재탄생한 것이다.



포스코가 해외에 건설한 첫 일관생산 설비이자 외국기업이 중국 내에 건설한 첫 스테인리스 일관생산 설비이기도 했다.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렸다. 1997년 1억3700만달러이던 매출액은 2006년 13억8800억원, 2007년에는 28억6400만달러로 20배 이상 급성장했다.

그러나 2006년을 전후해 시련이 찾아왔다. 중국내 신설 스테인리스 생산 설비들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주요 원료인 니켈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수익성 관리에 어려움이 가중됐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스테인리스 업체들의 견제도 심해졌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경제성장율이 둔화되면서 스테인리스 수요도 주춤하고 있다.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005년에는 4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고 지난해 순이익은 매출 급증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40% 가까이 줄어든 8100만 달러에 그쳤다.

신정석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 총경리는 "적어도 2010년까지는 이러한 공급 초과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련의 시기가 찾아왔지만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에는 여전히 낙관적인 대목이 많다.

우선 어려운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경쟁사들에 비해 실적이 양호한 편이다.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는 지난해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중국내 주요 스테인리스 업체들은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 국내 스테인리스 부문과 비교해도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의 실적이 더 낫다. 포스코 국내 부문은 지난 3월 흑자로 돌아서기까지 상당기간 적자로 고전했다. 중국의 낮은 인건비와 저렴한 원료 조달 등에 힘입은 것이다.

중국 현지업체들이 생산한 스테인리스 제품에 비해 품질면에서도 우위에 있다.

신 총경리는 "현지 업체들이 생산한 제품 보다 가격이 톤당 300~500위엔 정도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데는 지난 2006년 11월 준공한 상공정 투자가 결정적인 힘이 됐다.

강인수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 판매기획부 부장은 "과거처럼 포스코가 국내에서 생산한 중간제품을 들여와 가공했더라면 높은 관세로 인해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는 현재의 어려움을 경쟁력으로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신 총경리는 "공급 초과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것이 숙제"라며 "중국이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고급강,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 우리 제품으로 대체하는 전략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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