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너' 다우지수…220P 급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6.21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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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다우 1만1900선 하회…금융주 급락

중국발 호재의 약효는 하루밖에 가지 못했다.
신용경색으로 인한 금융권 위기감, 상승세로 돌아선 국제유가, 바닥을 모르는 기업실적이 미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다우지수는 1만2000선을 내준데 이어 1만1900선도 무너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미국의 금융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다우지수를 '다우너(downer:병에 걸려 주저앉은 소)'에 비유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20.40포인트(1.83%) 떨어진 1만1842.69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55.97포인트(2.27%) 내려선 1406.09로 장을 마쳐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S&P 역시 24.90포인트(1.85%) 내려선 1317.93으로 장을 마쳤다.

유가 강세로 개장직후부터 하락세로 시작한 뉴욕증시는 한번도 플러스권으로 돌아서지 못한채 장중 최저점 수준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이번 한주간 45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지난 3월중순 이후 처음으로 종가기준으로 1만2000선을 밑돌았다.



오크트리 자산운용의 수석 투자전략가 로버트 파블릭은 "똑같은 악재들이 반복해서 증시를 억누르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일 의욕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다우 구성종목 30개 가운데 29개가 내려앉았다.

◇ 금융주 수난의 연속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악화우려가 이날도 이어졌다.
이날은 메릴린치가 내셔널씨티를 비롯한 지역은행들의 수익 전망을 하향했다.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자사의 수익전망도 하향했다. 메릴린치 주가는 4.6% 급락했다. 내셔널씨티는 2.1%, 뱅크오브 아메리카도 3.7% 내렸다.


UBS은 씨티그룹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렌 스코르 UBS 애널리스트는 "씨티그룹이 이번 분기 87억달러의 자산을 추가 상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씨티 주가는 이날 하루동안 4.3% 내려앉았다.

모노라인에 대한 신용등급 공세도 전날에 이어 계속됐다.
피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세계 1, 2위 채권보증업체인 MBIA와 암박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데 이어 이날 무디스도 MBIA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2'로 5단계, 암박의 신용등급 역시 'Aaa'에서 'Aa3'로 3단계 각각 하향했다.
MBIA 주가는 13.3% 급락했다. 암박은 그러나 장 막판 0.99% 상승세로 반등하는데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 자동차 빅3도 '강등'대열 합류

신용등급 전망이 일제 하향되면서 GM이 6.8%, 포드가 8.1%나 급락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제네럴 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3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유가급등으로 인해 미국 자동차회사들의 주력제품인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트(SUV)판매가 급감하는 등 영업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등급은 투자적격보다 이미 다섯단계나 낮은 B3를 그대로 유지했다.

S&P는 또 GM의 소비자 금융자회사 GMAC 등 자동차 3사의 자동차 대출 자회사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 역시 이날 포드와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등급 하향 가능성을 의미하는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 유가 하루만에 반등

전날 중국의 에너지 가격 인상조치로 급락했던 국제 유가가 하루만에 상승세로 반전, 마감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69달러(2%) 상승한 134.62달러로 마감했다.
8월물 WTI도 2.76달러 상승한 135.36달러로 마감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공격 훈련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유가가 강세반전했다. 22일 사우디 제다에서 열리는 석유대책 회의에서 실질적인 대책이 나오기 힘들것이라는 관측도 가세했다.

이날이 WTI 7월물 만기일이었던 점도 유가 변동성 확대에 기여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달중 하루 90만배럴을 증산할 전망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



달러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오후 5시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1.5606달러로 전날에 비해 0.6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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