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자기소개서 '투자설명서'를 챙겨보라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 2008.07.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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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민주영의 펀드투자학

최근 한국투자자교육재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펀드에 가입할 때 교부받는 투자설명서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투자설명서를 읽어보고 내용을 잘 이해한 응답자는 19.6%에 불과한 반면 60.5%는 읽었으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나왔다. 심지어 18.1%가 투자설명서를 교부받지 못했다고 했으며 7.6%는 교부 여부에 대해 기억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그동안 금융당국이나 자산운용 업계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방면의 개선과 노력을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적지 않은 격차가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는 당국이나 금융회사가 꾸준한 투자교육과 보다 쉬운 투자설명서 제공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 역시 제대로 알고 투자하려는 자세가 뒤따라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것이 금융회사의 역할이라면 이를 꼭꼭 씹어서 맛있게 먹는 것은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투자설명서를 제대로 읽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펀드 투자설명서란 '펀드의 자기 소개서' 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자신 재산을 불리는 집사로 펀드를 채용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펀드의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읽어봐야 할 것이다.

펀드 투자설명서는 펀드 가입 시 반드시 투자자에게 제공하도록 돼 있으므로 이를 받아서 '내가 투자할 펀드가 어떤 상품인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언제든지 다운로드 받아서 확인할 수도 있다.
 
펀드 투자설명서는 ▲펀드와 관련된 회사 ▲펀드의 투자전략과 위험 ▲펀드의 운용을 담당하는 펀드매니저의 이력 ▲펀드와 관련된 수수료와 세금 ▲펀드 투자 및 환매 절차 등 전반에 대해 두루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설명서만 잘 봐도 투자하려는 펀드가 어떤 펀드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투자설명서를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바로 상품의 이름이다. 자신이 투자한 상품의 이름조차 제대로 모르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최소한 자신이 가입한 펀드 상품의 이름 정도는 알아야 나중에 펀드 수익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상품의 이름을 보면 대강의 투자대상이나 특성 등을 알 수 있다.



상품명에 '주식형투자신탁'이라면 주로 투자하는 수단이 주식임을 말하며 '채권형투자신탁'이라면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표지에 펀드 판매회사명이 쭉 나와 있는데 이 판매사에 가면 해당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의문점이 있으면 함께 기재된 전화번호를 통해 문의하면 자세한 내용을 안내 받을 수 있다.

<그림1> 바쁠 때는 요약 통해 대강의 내용을 알 수 있다
펀드 자기소개서 '투자설명서'를 챙겨보라


투자설명서를 보면 맨 앞부분에 2페이지에 걸쳐 요약이 정리돼 있다. 요약은 투자신탁 개요, 투자정보, 매입 관련 정보로 구성돼 있다. 우선 투자신탁의 개요에서 분류 내용을 확인한다. 펀드에 계속 자금을 불입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추가형과 단위형으로 나누어지는데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하려고 한다면 추가형만 가능한다.

또 투자 자금을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느냐 아니면 일정 기간 동안은 찾을 수 없느냐에 따라 개방형과 폐쇄형이 있다. 만일 폐쇄형이라면 일정 기간 자금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투자기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우선 1부 투자신탁의 기본 정보에서는 수탁고 추이를 나타낸 표를 확인한다. 수탁고 추이란 펀드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지 아니면 축소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만일 펀드 수탁고가 지속적으로 작아지고 있다면 펀드 투자자들이 투자자금을 빼나가고 있는 만큼 이유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수탁고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 이는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다음은 펀드의 투자 위험 등급을 총 5등급으로 나눠 해당 펀드가 어느 등급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주식에 많이 투자할수록 위험이 높은 1등급에 가깝고 주식투자 비중이 낮은 펀드일수록 위험은 낮은 5등급에 가깝다. 투자위험이 높다는 것은 수익률의 변동성이 크다는 의미이므로 더 오랫동안 장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하나 눈여겨 봐야 할 점은 바로 투자실적이다. 연도별로, 기간별로 수익률을 표와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비교지수와 함께 볼 수 있는데 비교지수란 펀드가 얼마나 우수한 성과를 올렸는가를 측정하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펀드라면 대개는 코스피지수를, 채권펀드의 경우엔 채권지수를 사용한다. 장기적으로 비교지수보다 성과가 우수한 펀드가 좋은 펀드라고 할 수 있다.


<그림2> 수탁고가 늘고 있다면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할 수 있다
펀드 자기소개서 '투자설명서'를 챙겨보라
해당펀드의 각종 수수료와 보수, 세금 등에 대한 내용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펀드의보수는 펀드가 운용되는 동안 일정기간마다 정기적으로 떼는 비용을 말하며 수수료는 한 번 떼는 대가를 말한다. 대개 펀드 순자산 가치의 연 몇 %라는 식으로 뗀다.

선·후취판매수수료를 뗄 경우 매년 부담해야 할 보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장기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선·후취판매수수료는 판매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판매사가 펀드의 운용기간 동안 계속 떼가는 판매보수 대신 한 번만 많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선·후취판매수수료는 펀드에 따라 부담 여부가 다르며 이를 떼는 펀드의 경우 대부분 환매수수료가 없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환매수수료의 기간이다. 자칫 단기적으로 펀드에 가입했다가 환매하면 이익금의 대부분을 환매수수료로 물어야 하는 만큼 환매수수료 기간을 감안해야 한다. 환매수수료의 경우는 펀드로 환입시켜 남아있는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도록 돼 있다.
 
투자설명서에는 펀드 운용의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에 사실 이 설명서 하나만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펀드에 대한 상당한 공부를 하는 셈이 된다. 상세정보에서는 펀드의 투자전략과 투자대상에 대해 자세히 봐야 한다.
 
우선 펀드 운용회사가 어떻게 펀드를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투자전략을 상세하게 설명해 놓고 있다. 꼼꼼히 읽어보면 펀드가 어떻게 운용될 것인지 알 수 있다. 또 펀드에서 투자하는 투자대상에 대해서도 확인한다.

주식이나 채권, 어음, 단기채권 등을 어느 정도까지 투자할 수 있는지 표로 나타내고 있다. 해당펀드가 어떤 자산에 얼마큼까지 투자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결국 펀드 수익률은 해당펀드가 어떤 자산에 어느 정도까지 투자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그림3> 펀드의 투자원칙과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
펀드 자기소개서 '투자설명서'를 챙겨보라
펀드와 관련된 자산운용회사, 판매회사, 수탁회사, 일반사무관리회사, 채권평가회사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판매회사를 통해 펀드에 투자하면 투자자금은 수탁회사 즉 자산보관회사로 보내져 특별 보관된다. 보통 은행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 이후 자산운용회사의 펀드매니저가 '무슨 주식 몇 주 사주세요' 라는 식으로 운용 지시를 내리고 이 지시에 따라 수탁회사가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해 역시 특별 보관한다.

이렇게 펀드는 자산운용회사와 판매회사, 수탁회사 간의 역할이 나눠져 있다. 여기서 가장 체크해야 할 것은 역시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회사와 펀드매니저이다. 운용회사가 충분히 규모가 큰지, 펀드매니저가 충분한 경력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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