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 게이츠 회장과 스티브 발머 CEO(왼쪽부터)
게이츠 회장은 지난 30년간 대학친구인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환상의 콤비를 이루며 MS를 IT 업계의 절대강자 위치에 올려놨다. 게이츠는 단순히 성공한 사업가라기 보단 정보산업계의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시하고 변화를 창조해 온 선각자였다.
리눅스가 컴퓨터 유저들의 각광을 받자 MS 경영진은 OS 시장을 리눅스에 뺏길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잔뜩 긴장했다. 경영진의 이 같은 불안감은 발머가 당시 직원들에게 보낸 "구습을 타파하고 사고의 혁신을 가지라"는 이메일 메시지에 고스란히 묻어있다.
인터넷이 상용화 되면서 검색엔진 사업은 IT업계의 신규사업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기존의 포털서비스와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검색 이외의 일체의 기능을 메인화면에서 제거한 구글의 혁신적 프레임은 전세계 인터넷 유저들을 열광시켰다.
검색엔진 사업 부문에서 구글과 MS와 격차는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 검색엔진 부문에서 구글에 대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MS는 최근까지도 야후인수를 위해 부던히 매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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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의 관심은 '포스트 게이츠(게이츠이후)' 시대 MS 신규 성장엔진은 무엇이 될 것인가에 쏠려있다.
검색엔진 사업이라는 신규 사업 부문은 이미 구글에게 철저히 빼앗겼다. 그렇다면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이번 게이츠 퇴임 이후 갖춰질 진용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게이츠 회장이 그동안 맡아왔던 신기술 전략 수립 업무를 레이 오지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책임자(CSA)와 크레이그 먼디 부회장이 이어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월마트에서 20년간 근무했던 케빈 터너 MS 최고운영담당 임원(COO)이 내부 업무를 총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인물들과 함께 스티브 발머는 포스트 게이츠 시대 MS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된다.
게이츠의 업무를 이어받게 되는 오지 CSA는 MS에 빌 게이츠의 그림자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에 대해 "게이츠 회장과 나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게이츠보다 기술과 생산이라는 요소에 더 익숙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검색엔진 부문에서 MS의 실패에만 매몰돼 있다고 판단한 오지는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책임자로서 MS가 이제까지 강세를 보여왔던 인터넷 포털이나 소프트웨어 사업분야에 더욱 집중을 해왔다. 약점보단 장점을 더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이제 포스트 게이츠 이후 MS를 이끌 사장단들은 MS가 신규사업 분야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인터넷을 뛰어넘는 '그 무엇'을 찾아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MS가 서버사업과 같은 부문에서 성공을 거둔 것을 예로 들며 MS가 전통적인 사업분야인 데스크탑 컴퓨터 부문에만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승자는 구글이다. 그러나 MS는 이제까지 외부의 위협가 다가올 때마다 이를 기회로 삼아 한단계씩 더 도약해 왔다. 게이츠가 리눅스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섰던 것처럼 '포스트 게이츠'의 MS도 성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