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시즌2, '시청률' 반등할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6.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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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 지지율 반등 기회 모색
- 여건 조성 분위기 익어… 대폭인사, 지지율20%회복, 쇠고기협상결과 긍정적
- 우려도 여전… 새 얼굴 신선함 떨어져, 쇠고기 협상결과 촛불 끌까

'MB' 시즌2, '시청률' 반등할까


올 봄 야심차게 시작한 이명박 정부가 인사파동과 쇠고기 정국 등 갖은 고난 끝에 청와대와 내각 1기를 마무리 짓고 새 단장에 나서고 있다. 요새 유행하는 드라마로 치자면 '시즌2'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 수석진 일괄 '물갈이'를 시작으로 이르면 다음 주 내각까지 교체하며 심기일전해 일일연속극 'MB'의 '시청률'을 반등시킬 기회를 노리고 있다.

여건은 조성되는 분위기다. 지난 19일 특별기자회견을 통한 이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에 이어 20일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수 석 전원을 교체하는 고강도 인적쇄신을 감행하면서 그동안 실정에 대 한 책임을 직접 감내했다.



"사람 자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 대통령으로선 117일 만에 팔다리를 잘라낸 만큼 향후 정국 운영에 대한 부담도 어느 정도 덜었다는 분석이다.

국정 지지율도 차즘 회복되고 있다.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주간 정례조사 결과, 지난 18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21.2%를 기록, 3주 만에 20%대를 탈환했다. 조사 시점이 특별기자회견 이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지율 상승폭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르면 오는 21일 발표될 쇠고기 추가협상결과가 "만족할 만 한 결과에 근접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20일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마친 뒤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 회의를 마지막으로 지난 13일부터 진행된 장관급 회의가 종료됐다"며 "협의 결과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기대감을 높였다. 그동안 정부가 '재협상 수준'이라고 밝혀왔던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출입금지를 위한 미국 정부의 제도적 보증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가 대규모 인사를 했다지만 '신인 배우'들의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내정이나 유력 인물로 거론되는 인사 가운데 상당수가 '고소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인사 원칙으로 거론된 탕평인사라 하기엔 여전히 영남과 친여·친이계 비중이 적지 않다.

일부 신임 수석진들은 '전임자'들이 자기 사람을 심어 놓은 것이라거나 막후정치를 위한 준비를 마친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쇠고기 협상 결과도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자신할 수 없다. 게다가 협상 결과가 사실상 재협상 수준이라 해도 촛불 민심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미 공기업 민영화 반대 등으로 옮겨 붙은 촛불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타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MB'의 '시청률'은 지금도 높다고 할 수 있다. 정권 초인 데다 출범 전부터 사건이 끊이지 않은 터라 온 국민의 관심이 청와대에 쏠려 있다. 문제는 '시청률' 가운데 상당수가 욕하면서 보는 국민들 몫이라는 것이다.

117일 만에 시즌2를 내놓게 된 'MB'에 조기종영은 없다. 남은 4년 8개월여 어떤 '시청률'을 유지할지는 이 대통령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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