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쇠고기 협상, 숨가빴던 일주일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06.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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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에 극적 타결... 김종훈 본부장 21일 귀국후 대통령 보고

-8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 후 타결
-김 본부장 귀국 결정과 번복
-대통령 보고 어떤 내용일지 관심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이 19일(현지시간) 일주일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한미 쇠고기 협상, 숨가빴던 일주일


김종훈 본부장(사진)은 이날 오후 8시간 넘게 마라톤 협상을 계속 한 끝에 워싱턴 미 무역대표부(USTR) 청사를 나와 "일단 서울로 간다"고 밝혀 사실상 협상이 타결됐음을 알렸다.



주미 한국 대사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회의를 마지막으로 지난 13일부터 진행된 장관급회의가 종료됐다"며 "양측은 상호 만족할만한 협상결과를 도출하고 이 합의사항이 실효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진지한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상결과를 귀국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관계부처와 협의 후에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오는 21일 귀국후 이명박 대통령에게 협상 결과를 보고하고 대통령의 이른바 '재가'를 받을 예정이다.

◇김 본부장의 귀국과 번복=이번 협상은 말 그대로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글래디에이터'라는 별명의 김 본부장은 촛불시위, 내각과 청와대 수석의 일괄사의 등 나라가 어수선한 가운데 난국을 수습할 '해결사'로 지난 13일(한국시간) 미국으로 향했다.


협상 첫날인 13일(현지시간)과 14일 양측은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어 15일 오후 김 본부장은 '도발적 행위'를 감행한다. 이른바 '벼랑끝 전술(브링크맨십, brinkmanship)'이라 할 수 있는 한국행을 결정한 것.

김 본부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의 기술적 세부사항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한국으로 가기 위한 뉴욕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뉴욕 도착전 40분을 남겨두고 미국측은 '장관급 회담'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협상재개를 요청했고 이에 김 본부장은 극적으로 다시 워싱턴행 기차를 탔다.

이런 과정을 거쳐 3차협상은 순탄할 거라 기대됐지만 협상이 하루 연기되면서 다시 협상에 먹구름이 끼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후에 양측은 이날 전화접촉 및 비공식협의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협의끝에 양측은 17일 기술협의와 장관급협의 두 단계로 나눠 3차 협상을 진행한다.

김 본부장의 귀국 번복 후 처음 열린 이날 협상에서도 "내일 다시 협상을 갖기로 했다"는 말만 흘러나왔다. 미측은 슈워브 대표가 미중 경제전략대화회의에도 불참한 채 '쇠고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성사된 장관급 회담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다시 갖기로 결정함에 따라 양측간 조율이 쉽지 않음을 드러냈다.

◇한국행 보따리, 무엇이 있을까=4차 협상도 순탄하게 열리지는 않았다 이날 회담은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미측의 요청으로 회담이 연기됐다. 이날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비공식 회동 후에야 공식 장관급 회담이 진행됐다.

하지만 4차협상 이후 타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김 본부장은 4차협상을 마친 후 기자들은 만나 "원칙은 합의를 봤다"며 쇠고기 협상을 개시한 이래 최초로 협상의 큰 가닥이 밝혔음을 시사했다.

이날 협의에서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한국내 수입을 막기 위한 기술적 장치 문제를 집중논의, 일부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합의 아래' 시작된 5차협상은 그야말로 마라톤 협상이었다. 오전 8시40분께 시작한 회의는 점심시간을 넘겨서도 계속 이어졌다. 8시간이 흐른 뒤에야 양측은 마침내 일주일간 끌어온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해결사' 김 본부장은 일주일간의 험난한 여정 끝에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수입고시를 무기한 연기하더라도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은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정국해결의 가닥이 될 김 본부장의 한국행 보따리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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