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덕에 나팔 분 뉴욕 증시"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6.20 06:04
글자크기

[뉴욕마감]사흘만에 반등..中 에너지 가격 인상 효과

중국의 에너지 가격 인상이 뉴욕증시를 밀어올렸다.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면서 장중반까지 상승과 하락을 오가던 뉴욕증시는 중국의 에너지 가격인상 조치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상승세로 방향을 잡았다.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날에 비해 34.03포인트(0.28%) 상승한 1만2063.09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32.36포인트(1.33%)오른 2462.07을, S&P500지수는 5.02포인트(0.38%) 상승한 1342.83으로 각각 장을 마쳤다.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하고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감소하면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그러나 6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전달보다 하락,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지표는 엇갈렸다.

전날에 이어 다시 다우지수가 1만2000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중국이 에너지 가격을 전격적으로 대폭 인상, 유가가 131달러 선으로 후퇴하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돼 3대 지수가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



키트코 벌리언 딜러스의 존 낼더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조치는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른 에너지 가격에 대응, 수요를 줄이고 환경 악영향을 감소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에너지과 관련한 중국의 움직임은 시장에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AIG그룹이 4.9% 급등한 것을 비롯, 다우지수 구성 30종목 가운데 22종목이 상승했다. S&P500 구성종목 가운데 유가하락으로 에너지업종만이 2.1% 급락했다.

◇ 중국발 유가급락..항공주 비상, 에너지주 하락


중국 정부의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유가가 급락했다.

유가하락으로 인한 원가절감 기대로 아멕스 항공지수가 10.3% 급등하는 등 주요 항공사 주가가 크게 올랐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지주회사 UAL이 23.8%로 상승폭이 가장컸고, 노스웨스트 16.1%, 아메리칸 에어 15.6%, 유에스 에어 17.6%, 델타 17.1%, 컨티넨털은 16% 급등했다.

반면 최근 12개월간 17% 상승하며 S&P500 업종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에너지 관련주가 일제 약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정유회사 엑슨 모빌은 2.3% 내려섰고 2위 업체 셰브론 역시 2.4% 하락했다.

중국은 이날 국내 휘발유가격과 디젤가격을 입방미터당 1000위안(144.90달러)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률은 17-18%에 달한다. 전기요금은 다음달 1일부터 4.7% 인상될 예정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인 중국의 이번 에너지 가격 인상폭은 최근 4년동안 가장 큰 것이며 이로 인해 중국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으로 유가가 급락했다.

이날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75달러(3.5%) 하락한 131.93달러로 마감, 지난 10일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나이지리아 정유공장 폐쇄 등의 여파로 배럴당 137.35달러까지 치솟았다. WTI 7월물 만기일이 20일로 다가온데 따른 변동성 확대도 가세했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급락세로 반전했다.

◇ BB&T 배당확대, 금융주 선전..씨티, 추가 상각 언급

금융주에 대한 불안감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지역 은행인 BB&T가 예상과 달리 올해 배당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최근 며칠간 지역은행을 중심으로 거세졌던 금융주 매도 공세가 누그러졌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지역 은행인 BB&T는 이날 오전 스턴 에이지& 리치의 애널리스트가 이 은행이 배당을 삭감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12%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BB&T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배당 증가를 전망했던 지난 4월의 성명내용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2센트 상승세로 전환 마감하는데성공했다.

S&P 500내 12개 지역은행들의 주가는 오전까지만 해도 한때 5%까지 내려갔지만 장종료시에는 0.1%로 하락폭이 대폭 줄었다.

씨티그룹이 세계최대 보험회사인 AIG의 주가하락이 지나치다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면서 주가가 4.9% 올라선 점도 금융주에 호재가 됐다.

씨티는 "내년까지 AIG의 주가가 35% 가량 상승할 것"이라며 "AIG의 분기 실적이 새로운 관심을 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씨티그룹이 추가 부실상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1.1% 하락한 점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씨티의 최고재무책임자(CFO) 게리 크렌든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상당한 규모의 추가상각이 불기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 지표, '오락가락'

컨퍼런스 보드는 5월 경기선행지수가 0.1% 상승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앞서 4월 지수는 0.1% 상승했다.

반면 미 필라델피아 지역 제조업 경기는 7개월 연속 후퇴했다.6월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제조업지수는 -17.1을 기록했다. 지난달의 -15.6 보다 낮았으며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인 -10에 크게 못 미쳤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 14일 기준으로 한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대비 5000명 감소한 38만100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고용 악화가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문가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강세로 반전했다.
파운드화가 상승하면서 유로화가 상대적인 약세를 보인 탓이다.
19일(현지시간) 오후 3시3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5496달러로 전날에 비해 0.38센트(0.24%) 하락(달러가치 상승)했다.
그러나 달러/파운드 환율은 1.23센트(0.62%) 오른 1.9722달러를 기록, 파운드화 강세현상을 반영했다.
이날 발표된 영국의 5월 소매매출이 1986년 이후 최고치인 3.5% 증가한 영향으로 파운드 매수세와 유로 매도세를 불러온 것으로 풀이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