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말'은 누가 써주나?

머니투데이 조홍래 기자 2008.06.1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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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시민들이 1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br>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시민들이 1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19일 이명박 대통령의 두번째 대국민담화 성격의 특별기자회견 연설문은 누가 작성했을까.

주인공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김두우 청와대 정무2비서관이다. 김 비서관이 작성한 초안에 이 대통령의 뜻을 반영해 이날의 원고가 완성됐다.

김 비서관은 이날 회견이 끝난후 "연설문이 감정에 치우치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며 "지난달 담화문보다 두 배 가량 긴 13분간의 연설문을 쓰느라 진이 빠질 지경"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김 비서관은 대타일 뿐이다. 청와대 조직상 대통령의 연설을 총괄하는 사람은 연설·기록비서관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스피치라이터(Speech Writer)'가 돼야 할 연설·기록비서관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지난 3월 이태규 전 연설·기록비서관이 한 달여 만에 사퇴한 이후 아직 후임자를 못찾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주요 후보를 불러 비밀스런 백일장까지 열었지만 적임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작업은 굉장히 까다롭다. 대통령의 심중을 정확히 드러내면서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력 정치인들은 유명한 스피치라이터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인다.

미국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전설적인 스피치라이터 테드 소렌슨을 영입했다. 그는 "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으라"는 케네디의 취임연설문을 작성한 인물이다.

연설문은 곧 대통령의 입이 되기 때문에 스피치라이터는 문구 하나까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반면 고생에 비해 빛을 보기는 쉽지 않아 사람들이 꺼리는 자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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