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주식선물로 시너지 효과 확대

이호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 2008.07.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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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주식선물 시장 읽기

주식선물은 장점이 많은 상품이다. 가격표시가 현물 주식과 같은 원단위로 표시되므로, 현물주식 가격을 보면서 선물 가격을 비교해 보기가 편하다. 주식 가격 상승의 확신이 있을 경우 주식선물로 레버리지(5.5배)를 활용해 매수규모를 늘리면 현물 주식만 가지고 있을 때 보다 수익을 더 확대할 수 있다. 주식 가격의 하락이 예상될 경우 주식선물을 매도하면 하락 시에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주식선물 수수료는 주식 수수료에 비해 대단히 저렴(1/10수준)하며 주식과는 달리 증권거래세금(0.3%)이 없어 거래비용이 절감된다. 주식과 동일한 규모의 선물을 매수하더라도 증거금(18%)만 묶이고 나머지 자금은 출금이나 다른 종목 매수가 자유롭다.



게다가 선물은 일일정산을 거래소가 책임지고 해주므로 주식처럼 매도하고 수도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짧다. 물론 선물옵션 계좌로 운용해야 하므로 일반투자자의 경우 개시증거금 1500만원을 유지해야 신규 주문이 가능하다.

이렇듯 주식선물은 장점이 많은 상품이므로 이런 장점만 잘 활용해도 기존 주식투자에 비해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여기에다 주식과 주식선물은 서로 상생하는 작용을 한다. 주식 포트폴리오에 선물 매수를 추가하면 주가 상승 시 더 큰 이익이 발생한다. 또 주식 포트폴리오에 선물 매도를 추가하면 주가 하락 시 손실을 줄여준다.



주식선물은 기존의 주식투자 방식이 더욱 진화된 새로운 방식의 시장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주식이나 선물옵션 투자자들이 기존의 투자를 접고 주식선물에 새로운 투자를 시작하는 것보다, 주식과 주식선물을 같이 운용하는 것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2003년부터 장기간 상승하던 KOSPI 지수는 작년 11월1일 2063pt포인트를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올해 3월17일 저점인 1574포인트까지 -488포인트, 무려 -24%나 하락하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같은 기간 모든 종목이 하락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주식선물이 상장된 15개 종목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므로 지수하락에 큰 영향을 받았을 것 같지만 실제로 이 15개 종목 중에서 10개 종목은 지수보다 하락률이 적었다. 특히 LG전자(25%), KT(14%) 등은 절대주가 기준으로 오히려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반면 현대중공업(-39%), POSCO(-30%)등은 지수보다 하락률이 더 크게 나타났다.


만일 지수가 크게 하락하는 기간 동안 LG전자처럼 상승하는 종목을 매수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물론 현물 주식을 샀더라도 25%의 상승률이면 적은 수익률이 아니지만 주식선물을 매수했더라면 보다 더 큰 수익 달성이 가능했을 것이다.

반면 주식선물을 활용해서 오히려 현대중공업 같은 종목을 매도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주식선물은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매도가 가능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폭의 최대 5.5배까지 수익이 가능하므로, LG전자를 매수한 것 보다 더 큰 수익 달성이 가능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어떤 주식이 지수보다 더 크게 오르고, 어떤 주식이 지수보다 더 크게 빠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기준만 있다면 시장이 앞으로 오를지 내릴지에 불안해할 필요가 없게 된다. 단지 주식을 사놓고 오르기만을 바라는 천수답 같은 태도보다 적극적인 자기 매매 기준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업황이 좋아지는 종목을 매수하고 업황이 나빠지는 종목을 매도한다. 최근처럼 인플레 우려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는 인플레 영향이 큰 종목은 매도하고 오히려 원재료 가격 상승을 제품가격으로 전가가 가능한 종목을 매수한다. 개별기업의 신용 디폴트 리스크가 증가하는 종목은 매도하고, 신용 디폴트 리스크가 감소하는 종목은 매수한다. 한 업종 내에서도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증가하는 종목은 매수하고 감소하는 종목은 매도한다.

이처럼 Long/Short 전략은 두개의 서로 다른 주식을 동시에 매수하고 매도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차익거래(arbitrage)나 페어트레이딩(pairs trading) 등에서 아직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전략이다.



Long/Short 전략의 수익원천은 매수포지션과 매도포지션간의 성과 차이, 즉 매수포지션의 주식가치는 오르고 매도포지션의 주식가치는 하락하는 데에 있다. 이 때문에 Long/Short 전략에는 2개의 알파(alpha, 수익의 원천)가 존재한다.

동시에 Long/Short 전략은 기존 매수포지션의 시장위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도 유용하다. 이는 매수포지션과 매도포지션이 둘 다 절대적으로 하락하거나 또는 상승하더라도 수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점은 매수포지션의 성과가 매도포지션의 성과보다 나아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Long/Short 전략은 강세장에서 매수포지션만 들고 있을 때보다는 성과가 나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매수포지션과 매도포지션을 조정하여 시장에 대한 노출을 0이 되게 하면 시장 상황과는 무관하게 일정한 성과를 달성 할 수 있다.



한가지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주식선물이 상장된 15개 종목의 실적 컨센서스 데이터를 추적해 보았다. 그래서 15개 종목 중에서 실적 전망이 가장 많이 상향된 3종목을 매수하고, 실적 전망이 가장 많이 하향된 3종목을 매도하였다.

이 작업을 매달 1회씩 반복하였을 때 지난 6년간의 누적수익률은 놀라웠다. 지수 상승률을 무려 2배 가까이 초과한 것이다. 게다가 같은 기간 지수가 오르고 내림에 큰 영향을 받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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