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뷰티, '중소형 가치주'달고 순항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8.06.2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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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돈되는 펀드 돈잃은 펀드

"가치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들의 대장정이 이제 막 시작됐다."

인종익 유리자산 주식운용본부장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반영하는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형 가치주들을 주목하라"며 "이들 종목들은 과거와 달리 상당기간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자산가치(PBR)나 수익가치(PER) 측면에서 저평가 종목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성장성까지도 담보한 중소형 가치주라야 향후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게 인 본부장의 지론이다. 한마디로 '가치성장주'가 지속적으로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 본부장의 주장대로 가치 성장주를 장착한 유리자산운용의 '스몰 뷰티주식펀드'(이하 스몰뷰티)는 올 들어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가 -7%대의 손실을 기록 중이지만 스몰뷰티는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연초 이후 0.24%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가치 성장주들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한 최근 3개월 수익률은 9.12%에 달했다(모두 6월18일 기준).
스몰뷰티, '중소형 가치주'달고 순항


2번씩 죽고 되살아난 '끈질긴 생명력'

인 본부장의 표현을 빌리면 "스몰뷰티는 2번 죽었다 회생한 후 3번째 전성기를 맞고 있는 '끈질긴 생명력'의 펀드"이다.



2004년 8월16일 설정된 후 스몰뷰티는 그동안 2번의 '빅 히트'를 기록했다. 첫번째 히트는 2005년 국내증시가 1000포인트를 넘을 때였다. 당시 스몰뷰티는 연간기준 123.68%라는 경이적인 고수익률로 '스타 펀드'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중소형주들이 급락하면서 연말에는 설정액이 반토막 나는 아픔을 경험했다.

이후 한동안 시장과 언론의 관심권 밖에 있다가 지난해 2분기 다시 한 번 각광을 받았다. 가치주펀드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주들이 급등하면서 3개월 동안 35.26%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20.04%)보다 15%포인트 이상 초과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3분기 이후 중국관련 대형주들이 주도하는 장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3분기 5.16% 상승에 그쳐 코스피지수(11.64%)를 크게 밑돌았다.


스몰뷰티는 올 들어 다시 과거 영광을 되찾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코스피지수가 2.74% 상승하는 동안 스몰뷰티는 5.55% 올랐다. 1분기 조정장에서도 선방했다. 통상 조정장에서는 중소형주들이 대형주보다 크게 하락한다는 통념을 무너트렸다. 스몰뷰티는 1분기 -4.95% 하락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0.28% 하락했다.

인 본부장은 "첫번째 중소형주 랠리는 실적이 나쁜 종목까지 동반상승한 소위 ‘묻지마 급등’이었고 두번째 상승은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전통적 개념의 가치주들이 상승하면서 차별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상승을 보이고 있는 중소형주들은 독자적인 기업가치를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전통' 가치주 비중 70%로 유동성 관리 나서

스몰뷰티의 투자대상은 펀드명처럼 중소형 종목들이다. 시가총액 100위권 밖의 종목들 중에서 가치와 성장성을 기준으로 투자한다.

현재 보유종목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모두 72개다. 코스피종목이 47개, 코스닥종목은 25개 등이다. 편입상위 5개 종목은 서부트럭터미날(7.20%), 유진기업(6.23%), LG상사(4.05%), BYC(3.95%), 광주신세계(3.57%) 등의 순이다(3월말 기준).
스몰뷰티, '중소형 가치주'달고 순항


인 본부장은 "브랜드 가치와 프랜차이즈 가치를 보유한 중소형 가치주와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큰 종목들을 편입한다"며 "종목별 목표가격에 도달하거나 대체 종목이 발견될 경우 편입종목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스몰뷰티는 중소형주의 특징인 변동성도 비교적 무난하게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펀드수익률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표준편차가 12.38%에 불과하다(이하 모두 6월18일 기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9.73%)보다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의 등락에 따른 수익률 변동성 크기를 나타내는 베타계수도 0.47로 나타났다(코스피지수 = 1).

이대석 모닝스타코리아 펀드애널리스트는 “대형주 대신 현금흐름이 비교적 안정적인 중소형주에만 투자한다”며 “조선과 해운, 자동차업종을 편입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70개 넘는 종목에 분산투자함으로써 수익성과 안정성에서 모두 시장대비 양호한 성적을 올렸다"고 평가했다.



유동성 풍부한 전통적 '가치주'에도 적극 투자

인 본부장은 스몰뷰티의 향후 운용성패는 '가치 성장주' 발굴능력에 달려있다고 인정한다. 성장잠재력이 크면서도 자산가치와 수익가치가 풍부한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지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 등이 천년만년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없어 이들의 후계자가 많이 나와야 한국경제와 한국증시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할 업체는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밸류’를 갖고 있는 중소형주중에서 출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IT와 바이오 업종에서는 이들을 찾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들 업종은 제조과정이 단순하고 중소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대신 물류, 유통, 의식, 패션 등 전통산업 분야에서 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스몰뷰티는 이 같은 잠재력을 내포한 종목에 순자산의 30%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나머지 70%는 전통적인 ‘중소형 가치주’ 개념에 부응하는 종목들로 채워 넣었다. 환매에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인 본부장의 설명이다. 지난 두번의 영광과 좌절을 경험하면서 중소형주펀드의 성패는 유동성 관리능력에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스몰뷰티를 비롯한 중소형 가치주펀드의 취약점은 유동성 부족이라는 게 펀드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휘곤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만큼 종목의 유동성 위험은 항상 일어날 수 있다"며 "나아가 펀드 규모가 커질 경우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한다는 당초 설정취지를 살리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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