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용인 '눈발' 의정부·양주 '맑음'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8.06.2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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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수도권 주택시장]남부권 폭락세·북부권 상승세

'두 얼굴'.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의 모습이다. 남쪽이 득세하던 과거의 모습과는 완전히 틀이 바뀌었다.

수도권 인기지역으로, 전 정권에서 '버블세븐'으로 지목한 분당, 용인 등 경부축 라인 아파트값이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올들어서만 20~30% 이상 빠지는 등 폭락 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북부권인 의정부와 양주 등의 경우 소형대를 중심으로 같은 기간동안 10~20% 이상 거래가격이 뛰는 등 초강세다.

과거에 비하면 두 권역간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용인 일부에선 이미 투매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19일 용인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성복지구 한 중형 아파트의 경우 최근 3.3㎡당 1000만원 초반대에 거래됐다. 이는 이미 일부 지역 평균 거래가가 3.3㎡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의정부 아파트와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신규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최근 분양한 성복지구 힐스테이트와 자이의 경우 그나마 4순위 무통장 청약에서 공급가구수를 간신히 채웠을 정도로 상당히 고전했다. 지난해 인접지역인 상현동과 동천동 신규아파트가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다.

분당신도시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분당 최고가를 구가해 온 정자동 파크뷰의 경우 주택형별로 4억~5억원씩 폭락했다. 서현동 시범삼성 등 주요단지들도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최고 1억3000만원 이상 거래가격이 곤두박질쳤다.



이에 비해 지난해 10월 동시분양에서 대거 미분양 사태를 빚었던 양주 고읍지구의 경우 최근 삽시간에 미계약분이 팔려나갔다. 이미 가구당 5000만원의 웃돈까지 붙어 불법 거래되고 있다는 게 이 지역 중개업계의 귀띔이다.

이 같은 남부권과 북부권의 시장 역전 현상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분당이나 용인의 경우 판교 쇼크와 고유가, 투기·투자수요 몰락 등 '삼재'(三災)가 진행되고 있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결국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이미 금이 가고 있는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질 경우 반토막 시장으로까지 내몰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이미 대출금리가 9%대까지 치솟아 2억원 대출시 순수 이자로만 연간 18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투매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경부축의 몰락을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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