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골프를 하다 보면 첫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골프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행복을 위해 일도 하고 돈도 벌지만 일이나 돈이 목적이 되어버리는 사태와 흡사합니다.
게다가 스윙궤도도 아니고 더욱 좁아져서 그립이든 손목이든 몸의 한 부분, 미세한 움직임에 마음을 온통 빼앗겨버리는 지경까지 가면 안타까워서 눈 뜨고 봐줄 수가 없습니다.
스코어를 넘어선 '소통을 위한 골프'를 하다 보니 스코어가 절로 좋아지고, 스윙의 완성에 얽매이지 않고 스코어 중심으로 골프를 하다 보니 오히려 스윙이 편해지고, 클럽이 그리는 원에 집중하다 보니 몸의 각 부분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질 수는 없는 걸까요?
몸의 부분적인 모양이나 움직임의 총체가 스윙이고, 완성된 스윙의 산술적인 합계가 스코어라는 생각, 스코어가 좋아야 골프가 행복해진다는 패러다임이 바로 대한민국 골프를 뒤덮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라는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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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좁아질수록 골프는 어려워지고, 부분에 집착할수록 골프는 더욱 미궁으로 빠져듭니다. 그렇다고 연습도 않고 골프를 바라보는 시선을 넓히는 것만으로 골프가 행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자신의 삶의 조건이 허용하는 만큼의 시간과 비용을 할애해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가다 보면 스코어의 향상이나 스윙의 완성이란 저절로 따라오는 결과이자 선물일 뿐이라는 거지요.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 골프도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 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