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펀드 환매시기, 언제가 좋을까

전현기 우리은행 쑤저우지점 부장 2008.06.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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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전현기의 '중국증시 안과 밖'

중국 상하이지수가 2800선대까지 하락함에 따라 한국의 중국펀드 투자자들이 환매 고민을 많이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또 많은 사람들이 현지의 분위기가 어떤지 문의를 해서 필자가 최근 상하이의 경제신문기자 및 투자자들과 나누었던 얘기를 중심으로 현지의 분위기를 전하고자 한다.

한국의 언론에 보도되는 중국 증시에 대한 전망과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부분 인플레이션 압박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미국 경제침체에 따른 수출기업의 실적부진 전망, 향후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 예상 등 각종 경제수치를 인용하며 이러한 결과로 중국 증시가 하락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망이 밝다는 의견 일색이다.



직접 만나본 중국 상하이의 관련 경제기자 및 증권사 직원들의 중국 증시 전망은 아직까지 어두운 편으로 얘기하고 있다. 즉 인플레이션,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기업실적 부진, 미국 경기침체, 쓰촨대지진 등 중국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부정적인 요소만 부각되며 중국 증시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금년 들어 전 세계의 증시가 동시에 하락하고 있으나 중국은 실제 경제상황에 비하여 하락폭이 심한 편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중국 증시 하락의 또 하나의 요인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시의 향방에 막강한 영향을 행사하는 정부 당국과 증권업 감독관리위원회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중국 당국이 증시부양책으로 지난 4월24일 증권 거래세율을 다시 0.1%로 인하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상하이증시는 일시적으로 3500선 위로 상승하였으나 6월 들어 다시 2800선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별도의 부양책이 없다면 올림픽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이와 관련된 중국 증시 하락에 대한 몇가지 의견을 전한다.

우선 중국투자자들이 주식투자, 펀드 가입 등 자본시장에 대한 경험이 짧다는 점을 짚고 싶다. 실제로 중국 증시가 주목을 받으면서 세계의 자금이 유입되고 다양한 펀드상품이 출시되어 개인들이 가입하고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한 것은 2005년 하반기부터의 일이다.


즉 중국 증시 유례상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상 최고점인 6000선까지 상승한 뒤 50% 폭락하는 경험이 중국기관이나 개인에게는 처음인 것이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얼마나 큰 공황상태까지 갔을 것인지는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중국 현지의 투자자들이 한국에 비하여 증시에 대한 이해와 경험, 장기투자성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자본시장에 대한 짧은 경험은 낙폭확대에 따라 보유주식의 무차별적인 매도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소식으로는 중국 당국이 올림픽 개최 전까지 상하이증시의 바닥을 3000선, 최저로는 2500선을 유지하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풍문이지만 역사적으로 볼때 대부분의 올림픽 개최국가가 올림픽 이후 증시폭락의 경험이 있어 중국 당국에서는 미리 증시의 하락을 용인하고 올림픽 이후 증시부양책을 써서 다른 나라와는 달리 올림픽 개최가 성공적이라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중국관련 금융업무를 다년간 경험한 필자가 볼때 중국 당국의 여러 정책이 선전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소문은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또한 올림픽 이전까지는 물가인상을 최대한 억제하여 생필품 및 유류제품에 대한 가격인상을 통제하나 올림픽 이후에는 전기, 석유제품, 생필품 등에 대한 가격인상을 용인할 것이라는 예측들도 있어 이는 올림픽 이후 기업들의 실적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중국 당국의 긴축정책 지속과 상품가격에 대한 통제로 많은 기업들이 이익증가율이 떨어졌으나 흑자기조를 계속 이어가는 점과 중국의 펀더멘탈이 베트남이나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볼때 안정적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의견들이 중국펀드는 지금 환매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볼때 중국펀드 환매는 올림픽이 끝난 이후 하반기까지 좀 더 관망하고 기다려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는 보수적으로 2500선까지 조정을 받는다면 분할 매수가 유효하며 2008년 하반기 또는 2009년 상반기 인플레가 완화되는 시점에서 중국 증시는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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